WSJ "국방부, 중국제 크레인 '스파이 도구'로 의심"
중국 "편집증적 반응… 대중 오도할 수 있어 " 반발
미국 전역의 항구에서 사용되는 중국제 항만 크레인이 '스파이 도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양국은 중국 정찰풍선의 미 영공 침입을 두고 한바탕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를 비롯한 안보당국에서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의 초대형 항만 크레인을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하며 '스파이 도구'로 작동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 크레인 시장의 70%를 주무르는 ZPMC는 미국 항만 크레인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선박에서 항만으로 컨테이너를 내리거나, 선박에 컨테이너를 실을 때 사용하는 ZPMC의 크레인은 화물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실리는 물품에 관한 정보까지 중국 측에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들 크레인은 원격으로 접근이 가능해 미국 물류망을 어지럽히는 데 악용될 가능성도 나온다.
미 고위 방첩 관료 출신인 빌 에바니나는 "크레인이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며 "(ZPMC의 항만 크레인 운영 사업은) 비밀 정보 수집을 감출 수 있는 합법적 사업"이라고 WSJ에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 국방정보국(DIA)은 중국이 항만 물동량을 교란하거나 군사장비 하역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지난해 볼티모어항으로 ZPMC 크레인을 운송하던 화물선을 수색해 정보 수집을 위한 설비를 발견한 적이 있다고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WSJ는 "특히 미군이 종종 이용하는 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의 항구들이 지난 2년간 ZPMC의 새 크레인을 다수 주문한 게 정보당국의 염려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해당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6일 "(관련 보도는) 편집증적이고 미국의 대중을 오도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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