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두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통법관, 사법행정 능통"
법원행정처 차장 당시 "검수완박 위헌설" 소신 발언
'대전 향판' 정정미 고법판사, 두 차례 우수법관 선정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헌법재판관 후임을 지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6일 '정통 법관'으로 분류되는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여성 향판'인 정정미(54·25기) 대전고법 판사를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자, 법조계에선 대체로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소신파 정통 법관' 김형두, '지역 우수 향판' 정정미
김형두(왼쪽)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정정미 대전고법 판사. 대법원 제공
김 부장판사는 1993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민사, 형사, 특허, 도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판을 맡았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8년 1월에는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이 낸 국가배상소송에서 기존 대법원 판례와 달리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다. 그는 '고문 등 추가적 위법행위가 입증돼야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기존 판례 대신 "긴급조치 9호 발령과 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 작용은 전체적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 법리는 이후 대법원에서 채택되면서 판례 변경으로 이어졌다.
김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 밑에서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냈지만 ‘친(親)김명수’ 법관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지난해 6월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으로 김재형 전 대법관 후임에 천거됐지만, 법원행정처 차장은 대법관 인사검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최근 관례에 따라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연수원 동기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일관된 성향이 있기보다는 사안에 따라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청·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헌이 다수설이어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헌재는 현재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사건을 심리 중이다.
정 판사는 1996년 판사 임관 후 15년 이상 대전과 충남지역 법원에서 일한 '향판'이다. 우수한 재판 진행 능력을 인정받아 대전지방변호사회의 법관평가에서 두 차례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앞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가 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던 후보자 8명 중 유일한 여성 후보였다. 정 판사가 임명될 경우 기존 이은애, 이미선 재판관에 더해 '여성 헌법재판관 3명' 구도가 유지된다.
'중도 성향' 후보자 2인, 헌재 캐스팅 보트 될까
퇴임을 앞둔 이선애·이석태 재판관은 법조계에서 각각 보수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후임 두 자리가 모두 진보 성향 법관으로 채워질 경우 헌재 결정이 특정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김흥준 부산고법원장이나 우리법연구회 출신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두 후보자를 지명함에 따라 편향성 논란은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현재 헌법재판관 9명 중 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보수, 이은애 재판관은 중도, 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 보수 2대4 구도에서 두 후보자가 헌재에 입성할 경우 이은애 재판관과 함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헌재에서 위헌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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