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경기도 대신 송금"
이화영은 "쌍방울이 자체적으로 보낸 돈"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5일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네 번째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경기도를 대신해 대북송금을 했다고 밝힌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의 대질조사도 준비 중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날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이 전 부지사는 앞선 세 차례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 대북사업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검찰은 이날도 이 전 부지사를 상대로 쌍방울이 2019년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낸 배경과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와의 관련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 방 부회장과의 대질신문도 준비했지만, 이 전 부지사 조사가 길어지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쌍방울 대북사업을 총괄한 방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혐의를 인정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기존 입장을 바꿨다. 그는 이달 3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 전 부지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뇌물 혐의 인정을 넘어 쌍방울 대북사업이 이 전 부지사를 거쳐 진행됐다는 증언을 쏟아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와 진술이 엇갈리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그리고 방 부회장을 지난달 중순 4자 대질조사한 뒤, 이 전 부지사를 이들과 순차적으로 1대1 대질시키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거듭되는 대질조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첫 조사 때부터 피의자 조사가 끝난 뒤 사안별로 대질조사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변호사는 "재판과 수사에서 물어보는 게 똑같다"며 "기소 방침을 정했으면 차라리 빨리 법정에서 다투게 해달라"고 했다. 또 "대북송금은 쌍방울 측이 자체적으로 북한과 계약한 뒤 지급한 돈"이라며 "이 전 부지사는 아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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