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95% 한목소리
KB금융 "급락 가능성은 낮아"
늦어도 2025년엔 회복 기대감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9명 이상은 올해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등 시기는 이르면 내년, 늦으면 2025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5일 이 같은 내용의 '2023 KB 부동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1.8% 떨어져 2012년 이후 10년 만의 하락을 기록했다. 대구(-5.2%)가 가장 가파르게 떨어졌고, 대전(-4.4%)과 수도권(-2.7%)이 뒤를 이었다. 그 결과 주택 매매 거래량도 전년 대비 50% 줄었는데, 7월 이후엔 월평균 거래량이 약 3만3,000호에 불과했다. 2017~2021년 월평균 거래량(8만2,000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올해 주택시장도 전체적으로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그간 주택가격이 장기간 과도하게 오른 데다,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구소가 지난해 12월 12~26일 부동산시장 전문가 161명과 KB 협력 공인중개사 540명, KB자산관리전문가(PB) 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 95%는 올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개업소와 PB 역시 '하락' 응답이 각각 96%, 92%에 달했다.
전문가와 PB는 주택 매매 가격이 3~5%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중개업소는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더 암울하다는 방증이다. 중개업소는 전세 가격도 5% 넘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금융 부담에 따른 수요 위축 심리가 가격에 반영될 것이란 논리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의 가격 하락폭 예상치가 수도권보다 컸다. 부동산 전문가 39%, 중개업소 36%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5% 이상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경기가 양호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를, 가장 위축될 지역으로 대구와 인천을 꼽았다.
주택시장 반등 시점에 대해선 중개업자의 53%, 전문가 45%, PB 47%가 내년을 꼽았다. 2026년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는 의견은 모든 응답자에서 10%대로 소수에 그쳐, 늦어도 2025년엔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설문조사와 별개로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올해 주택가격 하락률을 4.1%로 전망했다. 또 당분간 주택가격 조정이 계속되겠지만, 급락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1분기 기준 국내 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평균 38.7%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만큼 최근 금리 상승과 대출 부담 등이 주택 급매물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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