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도 전달보다 더 올라
시중은행 금리도 상승 반전
저신용자의 급전 창구인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정부의 잇단 '돈 잔치' 압박이 무색한 상황이다. 금융소비자들만 혼란스럽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월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자금 대출 금리는 연 14.82%였다. 지난해 12월(14.75%) 대비 0.07%포인트 오른 수치로, 월간 기준으로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였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을 보면, 지난달 SBI저축은행 '직장인대출' 평균금리는 19.47%로, 전월(19.02%)보다 소폭 상승했다. OK저축은행의 'OK론'도 상품 이용자가 가장 많은 신용점수 700점대 기준으로 같은 기간 18.77%에서 18.82%로 올랐다.
저축은행 대출 금리 상승세의 이유로 조달금리가 꼽힌다. 지난해 말 고금리 상황에서 연 6~7%대 예적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한 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적용 '시차'가 있어 저축은행 대출 금리가 떨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높은 연체율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3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3.0%로,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대출 금리를 내려 신규 대출 규모를 늘리기엔 부담스럽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제2금융권 이용자 대부분이 다중채무자라 신규 대출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최근 상승 전환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는 3일 기준 연 5.420∼6.450%로, 지난달 3일 대비 하단은 0.270%포인트, 상단은 0.140%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 또한 같은 기간 하단 금리가 0.280%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의 조달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최근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우려로 상승한 탓이다.
그만큼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 여력은 줄어든다. 국내 대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시중은행의 금리가 상승 전환한 상황에서 저축은행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추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달비용과 더불어 건전성 문제도 있는 저축은행이 대출 금리를 조정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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