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성 평등 걸림돌’은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여성단체들이 성 평등 실현을 저해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일종의 ‘불명예’상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열린 제38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성평등 걸림돌’ 명단을 발표했다. 여성연합은 “권성동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여가부 조항만 삭제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여가부 성평등문화사업 ‘버터나이프크루’가 페미니즘에 경도됐다며 전화 한 통으로 사업을 중단시켰다”며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성별 갈라치기, 여성인권을 볼모로 한 혐오선동 정치에 앞장섰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김현숙 장관에 대해선 “국가 성평등정책 추진체계의 최고 책임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외면했다”며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권한 강화’라며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장관이 인하대 성폭력사건과 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에 대해 ‘여성폭력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성차별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기관 중에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 표현을 삭제해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운 교육부, 임신중절유도제 도입을 지연시킨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성평등걸림돌로 선정됐다. 또, 직장내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 처분을 받았는데도 피해자에게 반성 의사를 전하지 않고 있는 동남원 새마을금고, 수차례 전화했어도 받지 않았다면 스토킹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인천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 스토킹 살인사건 이후 여성노동자를 당직근무에서 배제하겠다고 한 서울교통공사, 직장내 성희롱을 은폐한 포스코 등도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꼽혔다.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앞장서온 고(故) 임보라 목사는 특별상을 받았다. 여성연합은 고 임 목사가 성폭력,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에 참여하면서 교회 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성평등 디딤돌’에는 미군 기지촌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 대법원판결을 끌어낸 122인 원고와 대리인단, 캐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을 확장한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인단,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파리바게뜨의 반인권, 반노동 문제를 공론화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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