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가 합성대마... 2020년엔 0.7억 불과
대형화 양상... 양경숙 "청년층 내 파급력 커"
신종 마약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2년 만에 적발 규모가 9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특히 일반 대마초(마리화나)보다 환각 효과가 5배나 강한 ‘합성대마’의 성장세가 무섭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아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당국이 적발한 신종 마약은 금액 기준으로 2021년(38억 원)보다 187% 증가한 108억 원 규모다. 3배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적발 중량(267㎏)도 87% 늘었다.
엑스터시ㆍ케타민 성장세도 꾸준
포착된 거래액이 10배 가까이로 확대되는 데 걸린 기간은 고작 2년이다. 2020년에만 해도 단속된 중량ㆍ금액이 각각 21㎏, 13억 원가량밖에 안 됐다. 2년 새 양이 12.5배, 금액은 8.7배가 된 것이다.
신종 마약은 마리화나나 필로폰 등 전통적 마약 이외 마약류의 통칭이다. 법망을 피하려 화학 구조를 바꾸는 식으로 기존 마약을 변형해 개발한다. ‘엑스터시’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MDMA를 비롯해 합성대마, 러쉬, 케타민 등이 해당한다. 졸피뎀ㆍ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도 포함된다.
대세는 합성대마다. 작년 적발된 신종 마약 중 중량(91㎏)ㆍ금액(60억 원) 각각 34%, 56%를 차지한 종류가 합성대마였다. 전년보다 적발 중량이 499%, 금액은 624% 각각 급증했다. 적발 중량과 금액이 1㎏, 7,000만 원에 불과하던 2년 전(2020년)에 견주면 각각 78배, 88배 수준으로 커진 어마어마한 폭증세다.
합성대마는 환각 효과를 일으키는 대마의 성분 THC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제조한 신종 마약으로,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등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게 관세청 설명이다.
금액 기준으로 신종 마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합성대마에 버금가는 MDMA과 케타민의 증가세도 꾸준하다. 각각 작년 적발 규모가 25㎏(19억 원), 22㎏(17억 원)으로, 중량 면에서 211%, 277% 늘었다.
MDMA는 복용한 뒤 머리를 흔들면 환각이나 흥분ㆍ각성 등 효과가 배가돼 2000년대 초반 ‘테크노’ 춤이 유행할 때 ‘도리도리’로 불리기도 했다. 동물성 마취제 일종인 케타민은 남용되면 심각한 호흡 곤란과 정신 질환을 부를 수 있는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밀수 규모는 갈수록 대형화하는 양상이다. 적발 건수가 2021년 687건에서 작년 481건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평균 중량을 따지면 MDMA가 103g에서 347g으로, 케타민이 174g에서 557g으로 각각 3배 넘게 증가했다.
문제는 무엇보다 범죄 가능성이다. 이들 약물은 극미량의 복용으로도 환각ㆍ도취감ㆍ기억상실 등의 효과가 있어 범죄에 사용될 우려가 크다는 게 양 의원 지적이다. 특히 케타민은 성범죄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20, 30대 사범 57%… 다크웹 등이 통로
약한 고리는 청년층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1년 전체 마약 사범에서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6.8%이었다.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웹)’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예전보다 쉽게 마약에 손댈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신종 마약은 기존 마약을 대체하며 빠르게 시장 주류로 자리잡는 형국이다. 신종 마약 적발이 크게 늘어난 작년, 전체 마약은 적발 중량(624㎏)과 금액(600억 원) 모두 1년 전보다 각각 51%, 87% 감소했다.
양 의원은 “최근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마약 적발 사건에서도 드러난 신종 마약은 젊은 층 내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더 강할 수 있다”며 “검찰ㆍ경찰ㆍ관세청 등 마약 단속 기관에 철저한 단속 대책 마련과 연예인ㆍ유명인 대상 처벌 강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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