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글 일본법인 첫 노조 결성… 회사의 '실리콘밸리식' 이메일 사직 권고 논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글 일본법인 첫 노조 결성… 회사의 '실리콘밸리식' 이메일 사직 권고 논란

입력
2023.03.03 21:00
0 0

알파벳, 전 세계서 1만2000명 감원 중
"3개월 급여 지급하겠다"며 사직 권고
직원들 "사람 소중히 여긴다더니 변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1월 1만2,000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의 신사옥 '베이뷰 캠퍼스' 전경. 마운틴뷰=AFP 연합뉴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1월 1만2,000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의 신사옥 '베이뷰 캠퍼스' 전경. 마운틴뷰=AFP 연합뉴스

“채용할 때만 해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회사’라고 강조하더니 변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 1월 직원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고용 불안을 느낀 일본법인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3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종신고용’이 일반적인 일본 기업에서 구글의 ‘실리콘밸리식’ 사직 권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재팬 유니온’(노조)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측이 일부 직원에게 사직을 종용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이메일에서 구글 일본법인은 “5월 31일까지 약 90일 치의 급여 지급” “14일 내 퇴직에 합의하면 추가 수당 지급” “6개월간 재취업 알선 서비스”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사직을 권했다. 노조 측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원 감축에 대응할 생각”이라며 사측을 향해 단체 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상급 단체인 ‘도쿄관리직노조’도 “앞으로 상사와의 면담이 진행될 것”이라며 “사실상의 퇴직 권유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엔지니어인 하시모토 료(36)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12년 전 입사시험을 볼 때만 해도 ‘구글은 우수한 사람만 뽑는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회사이므로 (해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 메일에는 감원 이유나 대상자 선정 기준 등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다”며 회사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직원들은 “예전엔 회사가 ‘Don’t be evil(악해지지 말자)’ ‘Do the right thing(옳은 일을 하라)’ 같은 말을 자주 했는데 최근엔 자주 쓰지 않는다” “‘회사가 변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미국은 주요 선진국 중 유일하게 기업이 원칙적으로 직원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어, ‘이메일에 의한 사직 권고’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일본이나 한국, 유럽 주요국에선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므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일본에서도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인원 감축의 필요성 △전환 배치 등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대상자 선정 △노조와의 협의 등 네 가지 관점에서 해고의 적절성을 따진다. 구글 일본법인 같은 외국계 기업 직원에게도 일본의 규칙이 적용된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