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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새는 대학 실험실에서 첨단 인재가 길러지겠나

입력
2023.03.0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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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정구조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등록금 현실화해야

지난달 3일 서울 여의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대학 재정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첨단 학문 육성과 미래 인재 양성으로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할 대학이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지방대는 말할 것도 없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까지 예외가 아니다. 15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영향이 작지 않지만, 재정 문제를 학생에 떠넘긴 채 자구 노력을 소홀히 한 대학과 공적 지원에 인색했던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본보가 취재한 대학의 현실은 참담하다. 수십 년 넘은 낡은 건물이 리모델링 한번 없을 만큼 대학가에 건설공사는 사라졌다. 냉난방이 안 되는 실험실은 신규 장비 도입은커녕 비가 새도 보수 공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수들은 연구할 공간을 찾아, 학장들은 기부금 받을 곳을 찾아 학교 밖을 전전한다. 대기업보다 적은 연봉에 학교를 떠나는 교수가 부지기수이고 그 자리는 강사가 대체하니, 연구 역량 하락은 당연지사다. 해외 평가에서 우리 대학들 순위가 거의 모두 내리막인데도 디지털 인재 100만 배출을 약속하는 정부 정책은 공허할 뿐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찬반이 갈린 등록금 인상 논의를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대신에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통해 대학에 1조7,000억 원을 지원하고 유휴 부동산은 수익사업에 활용하게 하는 패키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 부총리의 설명처럼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뿐이다. 재정난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공적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등록금을 현실화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 논의가 절실하다. 현실을 알지 못한 채 장밋빛 미래만 그린다는 대학 총장의 말을 아프게 새겨야 한다.

아울러 대학들도 재단 전입금과 자체 수입이 늘도록 재정 구조 개선에 힘을 쏟기 바란다. 전국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53.5%(2021년)에 이른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급변에 따른 구조조정은 외면한 채 재정을 등록금에만 의존해 왔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해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676만3,100원이었다. 학생들에겐 이것도 큰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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