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저자세’ 연설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이 2일 “어떻게든 반일 감정과 혐한 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단체,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친일사관에 동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한국과 일본에는 두 세력이 있는 거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세력, 또 하나는 어떻게든 반일 감정과 혐한 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며 “과연 어느 쪽이 좀 더 국가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인지 현명한 국민들이 잘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약 5분간 1,300여 자 분량의 짧은 기념사를 통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과거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일방적으로 협력 의지만 부각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특히 '세계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는 대목에 대해 야권은 "피해자인 우리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맹공을 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연설의 핵심은 안보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한일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 연설이었다”며 “한일관계는 늘 고민이 많고 모든 것이 함께 얽혀 있지만 그래도 양국 국민들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념사가 지나치게 짧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말로 유명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약 3분)을 언급하며 "양보다 질의 문제"라는 반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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