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메이저리거 최초로 태극마크
어머니 나라 첫 방문 "한식 기대돼"
오늘 휴식 후 2일 대표팀 훈련 합류
한국계 메이저리거 최초로 태극마크를 단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이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 출신 이민자인 곽경아씨와 대학 야구 코치 출신 미국인 존 에드먼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어머니의 나라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드먼은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른 아침인데도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찾아온 것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렇게 많은 분이 공항에 와주실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밝게 웃은 뒤 "공항 분위기만 봐도 한국 팬들이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국 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수비가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 2루수 부문을 2021년에 수상한 에드먼은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요청을 받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합류를 결심했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WBC는 부모의 조국 가운데 한 곳을 택해 출전할 수 있어 한국 야구 사상 처음으로 다른 국적의 국가대표가 됐다.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저는 토미입니다’ 정도 할 줄 안다. 불고기와 갈비를 좋아하고 어렸을 때부터 김치도 먹어봤다. 한국에 있는 동안 먹을 한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당일까지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린 에드먼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며 “한국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관계도 알고 있었다. 그는 “많은 한국인이 한일전 관련 질문을 많이 해서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고 치열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WBC 대회만 봐도 한일전에서 양 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었다. (결전지) 도쿄돔에 가면 실감할 것 같다”고 했다.
일본 대표팀에는 소속팀 동료 라스 눗바가 에드먼처럼 일본계 선수로 합류한다. 둘은 스프링캠프부터 입씨름하며 장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에드먼은 “눗바는 친한 동료”라면서도 “WBC 한일전 결과에 따라 세인트루이스 클럽하우스에서 상대를 놀려도 아무 말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한국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흥미로운 점은 에드먼의 아내도 일본-필리핀 혼혈이다. 그의 아내는 일본 도쿄를 찾아 직접 한일전을 관람할 계획이다. 에드먼은 “아내에게 ‘한국을 응원해야 한다'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주전 2루수로 일찌감치 낙점받은 에드먼은 이날 휴식을 취한 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대표팀 공식 훈련에 참가한다. 처음으로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게 되는 에드먼은 “한국을 대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올라 (경기 장소인) 미국 마이애미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강철 감독 등 대표팀 선수 및 관계자 23명은 우여곡절 끝에 이날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를 마친 김하성(샌디에이고)도 이들과 같은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앞서 ‘선발대’ 13명과 에드먼도 오전에 먼저 도착, 뿔뿔이 흩어졌던 대표팀은 완전체를 이루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귀국 후 “약 35시간 정도 힘든 상황을 함께 겪었는데 선수들이 불평불만 없이 서로 도와주고 챙겼다. 그런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라고 말했다.
당초 대표팀은 3개 조로 나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개 조로 나눠 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손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항공기 1대가 기체 결함으로 이륙하지 못했다. 결국 이강철 감독 등 대표팀 23명은 결국 버스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 2개 조로 나눠 인천으로 향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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