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경제·안보 목적에 가장 큰 비중"
2000억 원 지원받으면 정부와 초과 이익 공유
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지원금을 받는 기업을 선정할 때, 군사용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 여부 등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심사 기준을 밝혔다.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이른바 ‘칩스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지원법의 반도체 생산 지원금 신청 절차를 안내하며 신청서 제출 시 기업들이 다뤄야 할 6개의 우선순위 영역을 소개했다. 사실상의 심사 기준을 공개한 셈이다.
가장 큰 비중은 미국의 경제·안보 목표 달성에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이날 “반도체 공급망의 다양한 요소가 세계 여러 지역에 각각 집중돼 있다”며 “이 때문에 각국에서 사이버 보안 위협부터 자연재해, 팬데믹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안보이익을 증대하는 사업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공개됐다. 국방부와 국가안보 기관에 반도체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 예시로 꼽혔다. 상무부는 목표 중 하나로 "국방부를 포함한 국가안보 기관은 국내 상업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져 안전한 최첨단 로직 반도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의 상업성도 다른 기준으로 제시됐다. 기업이 지속적인 투자와 개선을 통해 공장을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상무부는 또, 사업의 예상 현금 흐름과 수익률 등의 수익성 지표를 따져 재무건전성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기술적 타당성을 갖췄는지, 환경 등 관련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지 등 공장 건설의 준비 상태도 검증해 볼 계획이다.
이에 더해 상무부는 경제적 약자 채용 계획도 요구했다. 기업이 직원 숙련도와 다양성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의도다. 또한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신청할 경우, 공장 직원과 건설 노동자에게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상무부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의 공헌과 미래 투자 의지도 따져본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내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의 일환인 미국산 건설 자재 사용도 여기에 포함된다.
상무부는 기업들이 세금을 낭비하지 못하도록 자금의 사용을 엄격히 감시할 방침이다. 1억5,000만 달러 이상을 지원받는 기업은 사업의 이익이 사전에 정했던 금액을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의 일부를 공유하도록 했다. 지원금을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용도의 지원금 사용은 엄격히 금지된다. 상무부는 “중국 등 우려국과 공동 연구나 기술 라이선스를 진행할 경우 지원받은 금액을 전부 반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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