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체들은 도로 위를 달리는 '전통적인 차량' 외에도 '드론(Drone)' 많이 알려진 차세대 이동 및 수송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현대모터그룹은 물론이고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여러 브랜드들은 '라스트마일'을 위한 여러 공중 이동 솔루션을 비롯해 에어 택시, 도심 항공 등 다채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청사진을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 최대 규모를 가진 드론쇼 '2023 드론쇼코리아' 지난 주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을 앞세워 선진항공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를 예고하는 플라나의 김재형 대표, 이진모 CPO(Chief Product Officer)를 만났다.
Q 하이브리드 eVTOL, 그리고 AAM 부분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김재형 대표(이하 김):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어느새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동화 기술의 빠르고 폭발적인 성장은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드론이라는 새로운 비행체로 이어졌다. 드론은 등장과 함께 다채로운 영역에서 가치를 증명하고 있고, 어느새 사람의 이동과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는 '기술적 자산'이 확보되었다.
현대차에서 약 8년의 시간을 근무했고, 마지막 3년은 UAM 개발 팀장으로 활동했다. 그 시간 동안 UAM 및 관련 산업의 상황을 알게 됐고, 대기업 말고도 스타트업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현대차를 퇴직하고 '휴식'의 시간을 가졌는데, 여전히 UAM 시장에 대한 열정, 도전의식 등이 느껴져서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Q 이번 행사에서 플라나가 공개한 '하이브리드 eVTOL'의 강점이 궁금하다.
이진모 CPO(이하 이):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eVTOL은 일반적인 헬리콥터 대비 네 개의 강점을 갖고 있다. 첫 강점은 뛰어난 정숙성이다. 일반적인 헬리콥터 대비 100배 이상 조용해 도심 속 운영이 용이하다. 두 번째 강점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지역항공모빌리티(RAM)로 사용될 때의 '가격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도입 초기에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제공되겠지만 그 이후, 그리고 규모의 경제가 가동될 때에는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한다면 '안전'이라 할 수 있다. 해당 내용은 다소 기술적인 부분이지만 항공 관련 기술은 다른 이동, 운송 산업보다 더욱 엄격한 안전 수준을 요구하고, 하이브리드 eVTOL은 일반적인 헬리콥터보다 더욱 안전한 '수단'이다.
Q 하이브리드 eVTOL의 기술적 특성은 바로 '터보 제네레이터'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구동계로 보인다.
김: UAM, RAM은 물론 AAM에 사용될 eVTOL은 일반적인 전기차보다 더 큰 배터리, 그리고 더욱 잦은 고속 충전 등 다소 혹독한 환경에 놓인다. 그렇기에 배터리의 수명, 컨디션 관리가 무척 중요하고 '이는 안전으로 직결되는 중대한 부분'이다.
터보제네레이터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eVTOL을 일반적인 eVTOL들과 차별화된 특성을 부여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 요소다. 이는 주행거리 연장을 위한 '레인지 익스텐더'를 탑재한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설명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동 중 추가적인 전력 생산을 통해 주행 거리를 연장하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나아가 이를 통해 배터리의 부담을 대폭 줄이며 '배터리 컨디션 저하'을 둔화시키고, 보다 안전한 이동을 보장할 수 있다.
즉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통해 구조적인 변화 및 메인터넌스를 대가로 '거리'라는 수익 부분을 증가시킬 수 있고, 유지보수 및 안전 부분의 안정감을 더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프리우스라 생각한다.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는 정말 잦은 배터리 사용에도 불구하고 '배터리의 부담'을 덜어낸 구조인 만큼 배터리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며 효율적인 주행을 제공하고 있다.
Q 드론쇼 현장에는 군, 농업, 촬영 등의 목적을 가진 제품, 기술이 많았다. 플라나가 '민간 여객시장'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궁금하다.
김: 어떤 형태, 어떤 기술이든 '사람'이 타고 이동하지 않는다면 더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미 몇몇 선진 업체들은 eVTOL을 통한 여러 이동 서비스를 준비하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eVTOL은 AAM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이고 보다 쾌적한 주행 거리,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제품이라 생각한다.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eVTOL의 크기가 225㎡(15m x 15m) 구격을 갖춘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큰 빌딩, 병원 등에서 만날 수 있는 헬리패드는 15m x 15m의 크기를 갖췄고, 이에 따라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eVTOL는 교외가 아닌 도심 속 어디든 '이·착륙'이 가능해 '인프라 확보 및 활용'의 강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300km/h의 속도로 500km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기에 구현할 수 있는 비행 거리다. 이를 통해 도심 속 이동이 아닌 '지역·국가 간 이동'까지도 가능한 것이다.
참고로 이 이상의 거리는 비행 시간, 그리고 탑승자 편의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항공기'의 영역이다.
이: 더불어 플라나의 하이브리드 eVTOL는 여느 eVTOL보다 긴 거리를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탑재중량이 600kg에 이르는 만큼 높은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승객 운송은 물론이고 화물 운송, 그리고 중증외상환자, 장기 이송 등을 위한 에어 앰뷸런스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활용도 속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여객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그리고 제주도에서 중국과 일본의 일부 지역까지 대응할 수 있고, 미국이나 중동, 유럽 등 여러 시장에서의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eVTOL가 비행할 수 있는 '항로' 그리고 이·착륙 인프라 활용정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 서 있는 곳에서 5~10분 내에 비행을 시작할 수 있는' 청사진이 구현될 수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
Q 플라나의 사업 전개 및 전망은 어떤 모습일까?
김: 우선 하이브리드 eVTOL가 가장 처음 활약할 무대는 구매력이 큰 시장 및 타겟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여, 해당 고객들의 '쾌적한 이동'을 위한 수단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후로는 점차 시장에서의 비중, 역할을 확장하며 더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될 것 같다. 영화 제 5원소에서 보았던 그런 모습을 보기엔 조금 먼 미래일지 모르지만 분명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2023 드론쇼 코리아에서는 1:5 스케일의 축소 모형이 공개됐고 오는 2025년에는 완전한 시제 모델을 제작하고 비행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사전 계약 등과 같은 순서로 이어질 전망이다.
더불어 올 상반기 내로는 미국에 지사를 설립, 여러 인증 및 관련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로는 유럽과 일본, 동남아 및 중동 등을 대상으로 한 여러 활동을 통해 지사 등을 마련, 플라나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Q 새로운 산업, 정부와 관련 부처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김: 새로운 산업이 성장함에 있어 법과 관련 규제 등은 무척 큰 영향을 준다 생각한다. 사실 AAM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항로 및 공역 확보'다.
대한민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여러가지 지정학적 문제 등 난관 또한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정부 및 관련 부처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태도 덕분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도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거나, 족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 규제와 인증, 이런 요소들은 결국 '안전과 환경'에 대한 기준이라 생각한다. 플라나의 입장에서는 난감하고, 또 어려운 숙제가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AAM가 보다 안전하게, 그리고 더욱 우수하게 자리 잡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고자 한다.
더불어 김재형 대표의 말처럼 대한민국 정부는 이 산업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실제 실증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플라나에게도 쉬운 길은 아닐지 몰라도 더 안전하고 우수한 AAM 구축을 위해 일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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