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최종 승인 절차 남아
노조 "행정 경험 없는 은행 전문가"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 차기 사장으로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행보험실장)이 내정됐다. 10년 만에 첫 비관료 출신이지만,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렸던 경력 때문에 벌써부터 "낙하산"이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28일 예탁원은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 내정자를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최종 승인만을 남기고 있는데,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3일부터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이 내정자가 최종 낙점되면 2013년 퇴임한 19대 김경동 사장 이래 첫 비관료 출신 사장이 된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 정책금융, 디지털 혁신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석사를,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에서 재직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정책연구심의위원, 금융위원회 규제입증위원회 위원 등을 겸임 중이다.
앞서 예탁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22일 면접 심사를 거쳐 세 후보자 중 이 내정자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내정설이 돌면서 일찌감치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이 내정자가 지난해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 분야 싱크탱크 구성원으로 활동했고,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을 지냈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는 인수위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던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학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탁원 노조는 "행정 경험이 전무한 '은행 전문가'가 조직 장악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명 철회와 사장 재공모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보수·진보 정부를 통틀어 이렇게까지 몰상식하고 불공정한 낙하산 인사는 없었다"며 "경력·이력에 관계없이 마구잡이로 기관장을 내려보내는 정권과 당국의 태도에 분노한다"고 강력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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