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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반발에 주춤 '팔공산 케이블카'... 국립공원 지정도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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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반발에 주춤 '팔공산 케이블카'... 국립공원 지정도 변수로

입력
2023.02.28 2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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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팔공산 케이블 추진 중단
불교계 "시 설명이나 공문 없어"
오색케이블카 영향 받을지 주목
환경부, 이르면 6월 국립공원 지정 가능성


경북 경산시 팔공산 갓바위. 왕태석 선임기자

경북 경산시 팔공산 갓바위. 왕태석 선임기자

강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최대 난관인 환경영향평가를 넘어서면서 대구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준표 대구시장 공약인 팔공산 케이블카 사업은 불교계의 강한 반발에 주춤하고 있다. 팔공산에는 동화사를 비롯해 파계사와 관음사 등이 있다.

2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팔공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불교계 반대로 올초 사업이 중단됐다. 당초 대구시는 예산 300억 원을 들여 2027년까지 동구 팔공산 갓바위집단시설지구부터 해발 852.9m인 관봉 서편까지 총길이 1.25㎞의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불교계와 협의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불교계의 반발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불교계는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해 "대구시 공문이나 설명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대한불교조계종 9교구 본사인 동화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창구로 협의가 들어오지 않아 세부 내용을 전혀 모른다"며 "지리산처럼 높지도 않은 팔공산에 케이블카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국불교태고종 관암사 측도 "팔공산의 사유지 중 상당수가 사찰 소유인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안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불교계는 갓바위를 단순히 관광장소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내세우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 말사인 선본사 관계자는 "갓바위를 오르는 것부터가 수행"이라며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대한불교조계종 10교구 본사인 은해사와 선본사는 "팔공산과 갓바위 부처님을 파괴하는 것은 근시안적 행태"라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성명도 발표했다. 불교계의 반발로 사업 추진을 중단한 대구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향후 추진 반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갓바위는 지난 1965년 9월 보물로 지정된 관봉석조여래좌상의 별칭이다. 연간 40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 팔공산의 명소다. 대구 시내버스 401번의 회차점 갓바위 정류장에서 도보로 2㎞에 가까운 거리에 돌계단 1,365개가 있어 '1년 365일'을 의미한다. 특히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꼭 이뤄 준다'는 말이 있어 수험생 등을 위한 기도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립공원인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 여부도 케이블카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환경부는 팔공산을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고, 대구시는 이르면 6월 승격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관리에 필요한 인건비 등 지자체 지출 비용이 줄고 체계적인 관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립공원 승격 시 엄격한 규제가 적용돼 케이블카 설치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 팔공산 주변 주민들도 "1980년 도립공원 지정 후 상수도보호구역과 그린벨트, 문화재보호구역, 자연공원보호법, 고도제한 등에 묶였는데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규제는 강화되고 재산권만 침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추진은 2012년 시작됐지만 수차례 좌초됐다. 2021년 5월 대구시와 경북도가 재추진하면서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팔공산은 해발 1,192m인 비로봉을 주봉으로 대구 동구와 경북 영천시 경산시 칠곡군 군위군까지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팔공산 갓바위 전경. 대구시 제공

팔공산 갓바위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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