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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터질지 모를 '예능 치트키'···학폭에 데이트 폭행 구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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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터질지 모를 '예능 치트키'···학폭에 데이트 폭행 구속까지

입력
2023.03.02 12:00
수정
2023.03.02 16:18
12면
0 0

예능 '치트키' 된 비연예인의 출연
"검증 철저히 해도 한계" 토로도
사후 대책 가이드라인 마련 목소리도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는 방송 후에도 출연진들이 각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티빙 제공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는 방송 후에도 출연진들이 각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티빙 제공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연예인 출연은 어느 순간부터 '트렌드'가 됐다. 프로그램엔 신선한 활력을, 인기를 얻은 출연자들은 데뷔의 기회를 갖는다. 그러나 비연예인의 도덕성 문제에 따른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피지컬:100'과 ENA·SBS PLUS의 '나는 솔로', MBN '불타는 트롯맨' 등에서 출연진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새로운 얼굴을 필요로 하는 예능계에서 비연예인의 도덕성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일까.

'새로운 얼굴'로 프로그램에 활력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 출연진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연애 리얼 예능 '솔로지옥' 출연진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비연예인 출연은 언제부턴가 예능 프로그램의 '치트키'가 됐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솔로지옥'이나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등 연애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지상파 공개 코미디가 전면 폐지되는 등 버라이어티에 출연할 새 얼굴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연예인 출연자의 등장은 "단비 같았다"는 평가다. 한 예능 PD는 "연예인들에게는 나올 수 없는 자연스러운, 날 것의 리액션이 비연예인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연출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출연진들은 방송 이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플루언서로 뜨는 경우가 상당수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에 출연해 인기를 끈 성해은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입생로랑 뷰티’ 포토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해은을 비롯한 '환승연애' 출연진들은 각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에 출연해 인기를 끈 성해은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입생로랑 뷰티’ 포토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해은을 비롯한 '환승연애' 출연진들은 각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제작진들은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도 적극 기용하는 분위기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tvN '니가 가라 시드니'(가제, 방송 예정) 등에선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곽튜브가 각각 연예인들과 함께 팀을 꾸려 출연했다. 김태호 PD는 아예 여행 유튜버(빠니보틀, 곽튜브, 원지)만으로 출연진을 꾸린 '지구마불 세계여행'(3일 ENA 방송 예정)을 제작했다.

"제작진이 한 개인의 과거사 파헤치기엔 한계 있어"

하지만 검증의 한계 때문에 방송 이후 출연자들의 도덕성 문제로 제작진들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피지컬:100'은 출연진들이 줄줄이 학교 폭력 의혹과 데이트 폭행 의혹 등에 휩싸이며 기자간담회까지 취소했다. 결국 국가대표 출신의 한 출연진은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나는 솔로'에서도 한 남성 출연자로부터 성병을 옮았다는 한 여성의 주장이 온라인상에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불타는 트롯맨'의 강력한 우승 후보 황영웅은 과거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고, 학교 폭력과 데이트 폭행 의혹 등이 추가로 불거져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불타는 트롯맨' 출연자 황영웅은 논란이 일자 폭행 및 상해 전과 의혹을 전면 인정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 영상 캡처

'불타는 트롯맨' 출연자 황영웅은 논란이 일자 폭행 및 상해 전과 의혹을 전면 인정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 영상 캡처

제작 현장에서는 과거보다 검증을 정교하게 하고 있음에도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잇따르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연자 계약서에 문제가 발생할 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SNS 모니터링, 구글 검색, 지인 인터뷰 등까지 여러 검증 절차를 밟는다는 것. 그럼에도 출연 이후에서야 수면 위로 불거지는 문제까지 미리 예방하기는 쉽지 않다는 토로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 역시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제작진이 한 개인의 과거사를 세세하게 파헤치고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 출연자 김다영은 자신을 둘러싸고 학교 폭력 가해 논란이 번지자 SNS를 통해 "후배들에게 욕설하고 상처되는 말을 한 부끄러운 기억은 있다"면서도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용돈을 갈취한 사실은 없다"며 공식 사과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 출연자 김다영은 자신을 둘러싸고 학교 폭력 가해 논란이 번지자 SNS를 통해 "후배들에게 욕설하고 상처되는 말을 한 부끄러운 기억은 있다"면서도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거나 용돈을 갈취한 사실은 없다"며 공식 사과했다. 넷플릭스 제공


사전 검증 한계 보완할 사후 대응책 매뉴얼 마련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연예인들을 내세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에 좀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타는 트롯맨'의 경우 논란이 거세지는 데도 제작진이 결승전까지 황영웅을 출연시켜 비난을 샀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문제가 터져도 (제작진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출연진들을 과도하게 검열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자율적으로 스스로 콘텐츠 가치를 높이기 위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더 꼼꼼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 스틸컷. MBN 제공

MBN '불타는 트롯맨' 스틸컷. MBN 제공

사전 검증이 어렵다면 최소한 대응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같은 문제라도) 시기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지는 등 '눈치게임'을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통으로 적용할 대응 매뉴얼을 만든다면 체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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