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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식물 그리고 고양이. 인생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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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식물 그리고 고양이. 인생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세 가지

입력
2023.02.28 09:00
수정
2023.02.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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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집사 이야기 ! 동그람이 '심쿵 내새끼'


내 이름은 지구!

내 이름은 지구!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세 가지만 골라보세요. 부모님이 물려주신 얼굴 같은 외적인 것도 좋고요, 본인이 스스로 노력해 만든 성취물도 좋습니다. 오늘 소개할 '심쿵 내새끼'의 주인공 가족은 인생에서 가장 멋지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고 하면 아마 이 세 가지를 고를 것 같아요. 제주도, 식물, 우주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고양이 '지구.'

지구는 만 1세로 아직 어린 고양이입니다. 츤데레 성격으로 집사에게 평소 스킨십을 하거나 감정 표현을 자주 하진 않아요. 하지만 새벽에 자고 있는 집사에게 꾹꾹이를 해주기도 하고요. 퇴근한 집사를 마중 나오는 상냥한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지구의 영원한 친구이자 소울 메이트, 식집사(보호자)는 제주도에서 살아요. 제주도에서 식물 식구들을 보살피며, 지구의 보호자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입니다!


당근으로 맺어진 지구와의 인연

지구와 식집사가 가족의 연을 맺은 건 1년 전인 지난 2022년 2월 19일입니다. 겨울 한파가 이어지던 어느 날, 식집사는 당근 마켓에서 고양이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식집사는 평소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았어요. 언젠가 동물 식구를 맞이한다면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나 유기동물을 입양하자고 생각했죠. 그런 의미에서 식집사는 당근 마켓에 올라온 고양이를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었습니다.


당근마켓에 올라왔던 지구의 사진

당근마켓에 올라왔던 지구의 사진


영하의 추운 날씨 속 낯선 이가 주는 츄르를 맛있게 먹는 한 고양이. 식집사는 사진을 본 뒤 임시보호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알지도 못하는 낯선 곳으로 갔습니다. 고양이가 있다는 곳에 도착해 주위를 배회하다 다행히 사진 속 고양이를 쉽게 발견했죠. 길에서 살던 고양이는 지구라는 이름을 선물받고, 한 가정의 소중한 식구가 됐습니다.


고양이 취향을 저격한 아이템


식집사의 집은 총 3층으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지구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역시 창문. 걸어가는 사람들과 움직이는 자동차는 지구의 주요 관심 대상이죠. 2층 안방 창문에서는 날아다니는 새를 관찰하고요, 거실 통창에서는 초록 초록한 식물을 즐겨 봅니다. 지구에게 집은 쉬고, 먹고, 즐기는 최고의 공간이죠!

지구의 취향을 저격한 최고의 아이템은 머리끈입니다. 고무줄을 물어 스스로 던지거나, 손으로 던져 잡기도 한대요. 집안 곳곳에 흩어졌던 머리끈을 특정 공간에 예쁘게 모아놓기도 한다는데요. 고양이만의 앙증맞은 행동인 것 같아요. 작고 말랑말랑한 머리끈이 그리도 좋은지, 머리끈과 함께인 지구의 사진을 보면 얼굴에 활기가 넘칩니다. 지구는 새벽 시간에 혼자 캣휠을 타며 체력을 기르고요. 집사가 없는 낮 시간대에는 유튜브 영상을 즐겨본다고 해요. 영상 속 새나 다람쥐를 잡기 위해 집중한다고 합니다.


고무줄은 지구의 잇템~

고무줄은 지구의 잇템~


고양이는 노는 중!

고양이는 노는 중!


식물과 고양이의 동거

식집사는 지구를 만나기 전부터 식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어요. 식물을 기르고 보살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스스로를 식집사라 부르게 됐죠. 그런데 지구를 입양한 뒤 집에는 식물을 많이 들여놓지 않았대요. 고양이에게 해로운 식물이 있다는 점을 알고 결단을 내린 거죠.

그러나 식집사는 역시 식물 키우기를 포기할 수 없었어요. 대신 3층에 있는 방에서 식물을 키우기로 했어요. 지구도 종종 그 방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는데요. 지구의 원픽 식물은 야레카 야자라는 식물입니다. 고양이 선택을 받은 야레카 야자는 안타깝게도 무사하지 못했어요. 잎도 대부분 뜯겨나가고, 지구가 흙장난을 하느라 화분 속 흙도 대부분 파헤쳐 졌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야레카 야자 습격 사건 이후로는 지구도 식물 식구들에게 조심히 다가가고 있다고 해요. 총총총 다가가 냄새를 맡기도 하고, 상태를 살피는 듯 관찰하기도 합니다. 지구와 식물의 관계는 나쁘지 않아요!


식물과 고양이 조합

식물과 고양이 조합


인형인가요?

인형인가요?


지구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분

식집사는 지구의 일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 중입니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함께한 반려동물인 지구와의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 SNS을 시작했죠. 지구가 처음 집에 온 날 늘어지게 하품을 하거나 꾹꾹이, 그루밍을 하는 모습, 중성화를 위해 동물병원을 갔던 날. 식집사에게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어요. 게시물이 하나둘 늘어가면서 점점 팔로워도 늘었는데요, 어느 날 식집사는 뜻밖의 DM(Direct Mail)을 받았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이는 지구의 사진과 사연을 당근 마켓에 처음 올린 분이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고양이 사진을 보다 (자신이) 당근 마켓에 올렸던 과거 지구 사진을 발견해 연락을 보낸 거였어요. 어떻게 보면 이분 덕분에 식집사가 지구와 가족이 된 거나 다름없잖아요? 고마운 마음에 식집사는 지구까지 대동해 이분을 직접 만나러 간 적도 있습니다.


지구는 행복하다냥~

지구는 행복하다냥~


누군가와 함께 살 때, 우리는 룸메이트의 특징을 파악해 배려하고 양보하게 되잖아요?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특성과 성격을 파악해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과정인 거죠. 지구는 창문 구경을 좋아하니 창문 옆에 공간을 마련해 주고요. 과한 스킨십보단 먼저 다가오길 기다려 주는 마음. 지구와 살면서 식집사가 알게 된 지구의 성향이에요.

지금처럼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은 모든 집사의 희망 사항이죠. 우리 지구도 항상 씩씩하고 활기차게 제주 일상을 보냈으면 합니다. 식집사와 지구의 행복한 일상을 동그람이도 응원해요!



사진 = 지구 보호자님

동그람이 장형인 trinity034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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