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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중국 기업도 도전장 낸 인천공항 면세점...국내 빅4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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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중국 기업도 도전장 낸 인천공항 면세점...국내 빅4 어찌하오리까

입력
2023.03.01 09: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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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운영권 보장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빅4 이어
자금력 앞세운 세계 1위 CDFG도 도전장
업계 "국내 오는 중국 관광객 뺏길라"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구역 모습. 인천=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구역 모습. 인천=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신규 면세점 입찰에 국내 면세점 '빅4'와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China Duty Free Group)이 참여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인천공항에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세계 1위 면세점인 CDFG가 진출하면 국내 면세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을 합해 2만4,172㎡(약 7,312평) 규모 면세점 입찰에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 등 국내 대기업 4개 회사와 CDFG가 전날 참가 신청을 했고, 이날 가격입찰서와 사업제안서를 냈다.

현재 세계 1위 면세사업자인 CDFG는 중국국제여행그룹(CTG)를 모회사로 둔 1984년 설립된 중국 최대 면세점 운영사로, 중국 정부가 상당 부분 지분을 갖고 있다. CDFG는 세계 면세업계가 침체를 겪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중 중국 정부의 적극 지원을 받고 급성장, 2019년 세계 4위에서 2020년 세계 1위 면세사업자 자리에 올랐고 2021년까지 지키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하이난섬을 면세특구로 지정, 1인당 면세 한도를 두 배 올리는 등 파격 지원책을 냈고 CDFG가 그 수혜를 고스란히 받았다.



세계 1위 CDFG, 한국에서 중국 관광객 공략하나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업계는 대부분 중국에서 지점을 운영하는 CDFG가 인천공항 진출을 계기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입찰에 부쳐진 대기업 면세 구역은 1그룹 ▲1·2구역(화장품·향수·담배·주류)과 2그룹 ▲3·4구역(패션·액세서리·부티크) ▲5구역(럭셔리 부티크)이다. 기업당 최대 2개 구역까지 낙찰받을 수 있고 그룹 내 중복 낙찰은 불가능하다. 신라·신세계는 5개 구역 모두에, 롯데는 3개 구역에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는 2개 구역에 신청서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명품 브랜드 유치 이력이 없는 CDFG는 5구역을 제외한 1~4구역에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곤란해하고 있다. 그동안 시내면세점 수익으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공항면세점의 수익을 보완했던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기존 시내면세점도 닫을 정도로 업황이 나쁜 상황. 국내 면세업계 관계자 A씨는 "10년 동안 운영하는 인천공항 사업권은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타격이 크다"며 "영업이익 1조 원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CDFG를 막을 만큼 높은 금액을 쓰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①인천공항공사는 3월 중 제안서를 평가해 구역별로 2개 기업을 복수 후보로 고르고 ②특허 발부 기관인 관세청에서 특허 심사를 거쳐 ③빠르면 4월쯤 최종 사업자를 뽑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운영 역량이나 지역사회 상생, 사회공헌 등을 평가하는 관세청 심사에서는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임대료 점수 비중이 40%에 달해 결국 입찰 금액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CDFG가 인천공항 사업권을 따내면 중국 관광객 비중이 큰 국내 면세업체들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인천공항의 내국인과 중국인 매출은 각각 40%로 비슷한 수준"이라며 "자국 관광객 관련 데이터가 많은 CDFG가 인천공항에 들어오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해 중국인 관광객들도 자국 기업을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DFG가 국내에 법인을 세운 뒤 시내면세점을 내 중국 관광객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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