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로축구 K리그가 움츠렸던 기지개를 폈다. '월드컵 효과' 속에 K리그1 개막 라운드가 역대 최다인 '10만 관중'을 채운 가운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며 이번 주말 2라운드,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K리그2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다음 달 4일 인천에서 열리는 K리그1 2라운드 인천-대전의 경기는 이날 오후 2시 멤버십 회원에게 예매를 오픈한 결과, 1시간 만에 800석이 팔려나갔다. 같은 날 대구에서 열리는 대구와 제주의 경기도 사흘 만에 전체 좌석(1만2,000석)의 50%가량이 판매됐다.
이는 지난 주말 펼쳐진 K리그1 개막 라운드가 승강제 도입(2013년) 이후 역대 최다 관중인 10만1,632명이 운집하는 등 축구팬들의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전사들의 출격도 한몫했다. 조규성 백승호 김진수 김문환(이하 전북) 김영권 김태환 조현우(이하 울산) 등 지난 월드컵 멤버가 다수 포함돼 치러진 전북과 울산의 개막전(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는 코로나19 이후 K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2만8,03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정작 축구팬들을 열광케 한 건 '뉴 스타'다. 기대를 모았던 '월드컵 스타' 조규성, '해외파' 황의조(서울), '토종 최다득점' 주민규(울산) 대신 새 얼굴들이 각 구장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특히 멀티골(2골)로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기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프로 3년 차 이호재(포항)가 집중조명됐다. 이호재는 지난 26일 대구와 홈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2분 포항의 최전방 제카와 교체 투입됐고, 7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후반 45분엔 중거리 슈팅으로 극적인 역전골을 완성시켰다. 불과 6분 동안 이뤄낸 드라마였다. 데뷔 시즌인 2021년 2골, 지난 시즌엔 1골에 그쳤던 이호재로선 깜짝 '개막전 스타'가 된 셈이다. 팬들은 그가 '이기형 성남FC 감독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부전자전" "피는 못 속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국내 무대 첫 인사를 한 용병들도 빛났다. 1부로 승격한 뒤 광주가 영입한 아사니(알바니아)는 수원에 '충격패'를 안긴 극장골의 주인공이 됐다. 스웨덴, 헝가리 리그를 경험하고 K리그를 통해 아시아에 첫 진출한 아사니는 25일 수원과 원정경기에서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후반 4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의 루빅손도 같은 날 전북과 홈경기에서 후반 8분 교체 투입돼 11분 뒤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전 결승골로 만들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루빅손의 활약은 울산의 리그 2연패 꿈을 밝게 했다.
개막 주말 화끈한 볼거리로 불을 지핀 축구 흥행이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K리그2로 이어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K리그1, 2 합계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 기록은 2017 시즌의 13만4,468명(K리그1 9만8,353명, K리그2 3만6,1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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