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JTBC '대행사' 최종회
이보영, VC그룹 떠나 독립대행사 차리며 해피엔딩
손나은의 연기력 지적으로 잡음 일기도
지금까지의 배우 이보영이 거쳐온 작품들은 주로 '우아'하거나 인격적으로 완성된, 선한 인물이 대다수였다. 이 가운데 이보영은 지금껏 걸어온 길과 전혀 다른 '대행사'를 선택,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대행사' 속 통쾌한 복수와 맞닿아 있는 고아인의 성장기는 이보영을 통해 더욱 꽃을 피웠다.
지난 26일 JTBC '대행사'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대행사'는 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보영)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인들의 전투극을 그렸다.
이날 방송에는 강한나(손나은)의 반격과 고아인의 복수가 담겼다. 두 사람은 각자의 적을 위해 빠르게 손을 잡았다. 먼저 강한나는 강한수(조복래)의 비리를 고발하려고 했지만 최창수(조성하)에게 전가됐고 이는 실패했다. 최창수가 공개적으로 고아인을 비난하자 직원들은 직접 나서서 고아인을 감쌌다. 이후 고아인은 강한나에게 의지를 불어넣으며 부회장 추대 주주총회에 나가게 만들었다. 강한나는 할아버지인 강근철(전국환)의 든든한 서포트 하에 강한수의 스캔들을 폭로했고 임원들은 강한수를 등졌다.
결국 문호(박지일)가 VC그룹 부회장이 됐으며 고아인은 사장이 됐다. 고아인은 VC기획 대표 자리를 마다한 채 그룹을 떠났다. 독립대행사를 차린 그는 "내 한계를 왜 남들이 결정하지?"라면서 시원한 결말을 장식했다.
이보영, 역시 잘한다
작품은 주인공이 그룹 최초 여성 임원이 되는 과정을 그렸지만 여성의 유리천장 등 성별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오히려 광범위한 시선으로 오피스 드라마의 특장점을 고스란히 살렸고 이는 304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전투력으로 지금의 자리를 지킨 고아인과 강한나 등 다양한 인물들의 군상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샀다. 오피스 드라마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파벌 싸움도 이야기의 다채로운 색깔이 됐다. 배신과 전략이 판을 치는 사내 정치가 액션 활극 못지 않은 재미를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이보영은 늘 그렇듯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과시했다. 그간 주로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을 소화했던 이보영은 '대행사'에서 악독하고 야망 가득한 얼굴을 선보였다. 약과 술에 절어 살면서 고독한 저녁을 보내는 이보영의 모습이 낯설지만 시청자들이 응원하게 만드는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보영이 날카로운 독설과 비수로 사내 적들을 물리치고 지금의 자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인물의 성장기도 몰입을 더하는 포인트가 됐다. 극 초반 소시오패스에 가까웠던 고아인이 후반에 접어들면서 화합과 연대, 타인을 향한 응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역시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면서 큰 폭의 성장기를 그렸다.
'대행사'가 중반으로 접어들 때즈음 아쉬운 잡음이 일기도 했다. 극 중 예측할 수 없는 빌런이자 후반부 키포인트가 될 강한나를 맡은 손나은의 연기력 부족 때문이다. 손나은은 연기를 위해 그룹 에이핑크를 탈퇴할 만큼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역할은 손나은이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에 가장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배우 본인의 부담감이 컸을 터다. 하지만 손나은은 긴 연차에도 불구하고 연기력 지적을 받아야 했다.
한편 이날 방송분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전국 16.0%, 수도권 17.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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