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표결 하루 전 신상발언 준비에 전력
민주당 "압도적으로 체포안 부결시킬 것"
무기명투표 변수...대표직 사퇴 일축 실망도
민주, 27일 본회의서 양곡관리법 처리 예고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이 27일 진행된다. 이를 하루 앞둔 26일 이 대표는 두문불출하면서 신상 발언 준비에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의 창, 이재명의 방패 부딪친다
국회 본회의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절차는 '정부의 체포동의 요청 이유 설명→해당 의원의 신상 발언→질의→표결' 순으로 이뤄진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할 예정인데, 정치권에선 한 장관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설명 도중 새로운 정황 증거 등을 공개할 수 있어서다.
한 장관은 지난해 12월 28일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노 의원에게 전달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이 돼 있다"고 밝혔다. '피의사실 공표' 논란을 일으켜 민주당의 부결 투표를 이끈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당시 수사에서 나온 증거들까지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법정에 선 검사처럼 가결 필요성을 역설했는데, 주요 혐의만 읽은 과거 법무부 장관들과 달랐다.
이에 맞선 이 대표의 소명 기회는 한 장관 발언 직후 5분간 주어지는 신상 발언이다. 검찰 수사의 부당함과 자신의 결백함을 의원들과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명 투표가 변수..."사퇴론 일축에 실망한 의원들 있어"
국회 과반인 민주당 의석수(169석)를 감안하면, 체포동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169석)에서 2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부결이 유력하다.
무기명 투표인 점은 변수다. 이에 지도부는 막판까지 표 단속을 위한 여론전을 펼쳤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은 범죄 혐의 입증보다 범죄 이미지 뒤집어씌우기에만 혈안이 되어 '아니면 말고' 식의 터무니없는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검사독재정권의 야만과 사법사냥에 대해 단호히 맞설 것이며 검찰의 정치 영장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은 국회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이탈표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뒤 자진 사퇴론'과 관련해 "당이나 정치계에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고 일축한 것을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당을 위해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충심에서 나온 고언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에 실망한 의원들이 있다"고 전했다.
27일 본회의서 양곡관리법 처리 예고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부결과 동시에 양곡관리법 처리를 예고하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과잉 생산된 쌀에 대한 정부 수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골자다. 정부와 여당은 시장 왜곡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 의무 매입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김진표 국회의장 중재안을 일부 수용한 만큼 처리 명분은 이미 쌓였다는 게 민주당 측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물타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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