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발견된 육식공룡 둥지와 100m 거리
25일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에 따르면 2009년 육식공룡알 둥지가 발견된 전남 신안군 해안지역에서 초식 공룡알 화석이 추가 발견됐다. 사진은 추가 발굴된 대형 초식공룡알 추정 화석. 연합뉴스
2009년 ‘육식공룡알 둥지 화석’이 발견됐던 전남 신안군에서 이번에는 초식공룡이 낳은 알 화석이 온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 알이 같은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으로, 이 일대가 세계적인 공룡알 화석 연구 대표 지역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에 따르면, 센터 연구진은 최근 신안군 압해면 내태도 해안가를 조사하던 중 공룡알과 뼈 화석을 발견했다. 발견된 공룡알 화석 중 4개는 완전한 형태로, 직경 15㎝ 크기에 둥근 타원형 형태였다. 공룡알 파편 화석 100여 개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진은 알 형태를 감안, 초식공룡의 알로 추정하고 분석에 착수했다. 육식공룡알은 주로 긴 곤봉형태인 반면, 초식공룡알은 상대적으로 둥근 럭비공 모양이다. 정밀분석 결과 해당 알 화석은 대형 초식공룡알 화석으로 확인됐다. 인근에서 발견됐던 육식공룡알 화석은 직경 30~40㎝로, 티라노사우루스만 한 대형 공룡알이었다.
25일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에 따르면 2009년 육식공룡알 둥지가 발견된 전남 신안군 해안지역에서 초식 공룡알 화석이 추가 발견됐다. 사진은 추가 발굴된 대형 초식공룡알 추정 화석. 연합뉴스
이번에 초식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2009년 신안군 압해도에서 대형 육식공룡알 둥지가 발견됐던 곳에서 불과 100m 거리다. 층위도 같다. 이는 백악기에 해당하는 8,700만~8,300만 년 전 이 지역에서 육식공룡 또는 익룡이 초식공룡과 공존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이 한 곳에 알을 산란한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앞서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르스와 초식공룡 슈노사우루스가 함께 살았다는 흔적이 확인된, 경남 고성군 상족암(천연기념물 제411호)은 세계 3대 공룡 유적지로 꼽힌다. 센터 관계자는 “각자 자신의 영역이 있는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알 화석이 같은 지역, 같은 층위에서 동시에 발견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익룡 알로 추정되는 0.5㎜ 두께의 작은 알 화석도 발견됐다. 함께 발견된 뼈 화석은 2개의 큰 암석 덩어리에서 발견됐으며, 뼈 내부가 비어 있는 형태로 소형 육식공룡 또는 익룡의 뼈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신안군 다른 지역과 보성군까지 범위를 넓혀 추가 조사하고, ‘최대 공룡 도시’ 중국 산둥 지역 등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공룡 산란지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정밀 발굴이 진행될 경우 세계적인 대규모 공룡알 산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연구를 진행해 공룡의 생태환경을 새롭게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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