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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면 ‘범죄’인데.. 한밤중 무인점포에 던져진 5개월령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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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면 ‘범죄’인데.. 한밤중 무인점포에 던져진 5개월령 강아지

입력
2023.0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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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홀로 가게에 놓인 강아지.. 동물단체 ‘유기 의심’ 경찰 고발

도심에 위치한 한 무인점포에 강아지가 12시간 동안 고립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건을 확인한 동물단체는 유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지난 22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인점포에서 발견된 유기견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라이프가 구조 직후 이름 지어준 '크림이'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5분경,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한 무인점포에서 발견됐습니다. 가게 CCTV에는 하얀 개를 든 5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나타납니다. 남성은 문이 열린 가게에 들어서더니 강아지를 던지듯 내려놓고는 문을 닫고 사라졌습니다. 강아지는 낯선 공간에서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뒤늦게 CCTV로 목격한 가게 주인은 오전에 가게에 나타난 뒤 라이프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가게 주인은 라이프에 “거의 12시간을 이 강아지 혼자 있었다”며 “너무 불쌍해서 사료를 조금 나눠줬다”고 말했습니다.

라이프가 지난 11일 무인점포에 홀로 12시간 가량 고립된 유기견 '크림이'를 마주한 당시의 모습. 크림이는 털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점을 제외하고는 건강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라이프가 지난 11일 무인점포에 홀로 12시간 가량 고립된 유기견 '크림이'를 마주한 당시의 모습. 크림이는 털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점을 제외하고는 건강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라이프는 가게에서 강아지를 구조 직후 동물병원으로 옮겨 건강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그러면서 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을 제외하고는 크림이의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크림이를 진단한 수의사는 “이제 앞니 갈이를 하고 있는 걸 봐서는 4개월령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정황상 이 사건은 유기가 강력하게 의심됩니다. 그러나 라이프 심인섭 대표는 동그람이에 “아직 유기 사건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크림이를 무인점포에 던져놓은 남성이 크림이를 키우던 사람인지 확인되지 않아서입니다. 심 대표는 남성이 길을 떠돌던 크림이가 해를 입을까 걱정돼 무인점포에서 안전하게 있도록 조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이 유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경찰 수사는 필요하다는 게 라이프의 입장입니다. 심 대표는 “지난주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고, 22일, 경찰이 수사관을 배정해 수사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현행법상 동물 유기는 벌금 300만원 이하의 형사처분이 가능한 사안입니다. 과거 동물 유기 사건은 지자체가 조사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왔지만, 2021년 2월부터 벌금형으로 처벌이 상향됐습니다. 심 대표는 이 점을 언급하며 “여전히 이런 유기 의심 사건들이 이어지는 건, 벌금형으로 처벌이 상향됐다는 걸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처벌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동물 유기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호소에서 지내는 크림이의 모습. 현재 새 가족을 찾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보호소에서 지내는 크림이의 모습. 현재 새 가족을 찾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인스타그램

현재 크림이는 라이프 보호소에서 머물고 있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크림이의 외로움을 품어줄 좋은 가족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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