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상승, 노도강은 '주춤'
1월 거래량 1년 전보다 25%↑
"집값 반등 모멘텀으로 보긴 일러"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조금씩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거래도 차츰 느는 추세다.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향후 매수심리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반등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셋째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7이다. 전주 66.4를 기록한 것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3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후 5주 연속 상승했다가 한 차례 떨어진 뒤 다시 2주째 상승 중이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지만, 줄곧 하락세에서 벗어났다는 데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역별 편차는 있다.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지난주 70.9에서 이번 주 71.4로 상승했다. 양천구·영등포구·강서구 등 서남권도 같은 기간 0.8포인트 상승한 60.3을 기록했다. 중구·용산구·종로구 등 도심권도 상승(69.1→69.4)했다.
이에 반해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이 속한 동북권은 70.6으로 소폭(0.1포인트) 하락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적용 대상인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이 지역은 지난주까지 8주 연속 매수심리가 오름세를 타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매수심리는 거래량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날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지난달 아파트 매매건수는 1,386건으로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돌파했다. 집값이 떨어지기 전인 지난해 1월(1,098건)보다도 25%가 늘었다. 이달 신고된 건수도 840건에 달해 지난해 12월 거래량(838건)을 이미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한 대출규제 완화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까지 더해져 '바닥은 아니더라도 무릎에서 사자'는 매수심리가 자극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도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면서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의 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값 반등의 모멘텀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금리 인상 기조가 아직 확실히 끝난 게 아닌 데다 정부도 공식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다는 판단하고 있어 집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기준금리가 잠시 동결됐을 뿐, 조만간 오를 수도 있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매수자들은 값이 더 떨어지길 관망하는 줄다리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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