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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 러시아에 뺏긴 샤흐타르 '전쟁 1주년' 기적의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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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 러시아에 뺏긴 샤흐타르 '전쟁 1주년' 기적의 16강

입력
2023.02.24 15:38
수정
2023.02.24 16: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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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꼭 1년 된 날 유로파리그 16강행
연장 종료 직전 골 후 승부차기 끝 승리 거머쥐어
연고지 도네츠크 러시아에 뺏겨 키이우 임시 연고지로
극적 승리로 지역 팬들 가슴 희망의 등불 피어 올려




샤흐타르 선수들이 24일 프랑스 렌의 로아존 파르크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라운드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렌=EPA 연합뉴스

샤흐타르 선수들이 24일 프랑스 렌의 로아존 파르크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라운드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렌=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프로축구팀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꼭 1년이 된 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16강 기적’을 썼다. 연고지인 도네츠크가 러시아에 점령당해 임시로 키이우를 연고지로 쓰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승리로 지역 팬들 가슴에 희망의 등불을 피어 올렸다.

샤흐타르는 24일(한국시간) 프랑스 렌의 로아존 파르크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의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라운드 2차전 원정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졌다. 렌과 1, 2차전 합계 3-3이 된 샤흐타르는 7명이 펼친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며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샤흐타르의 연고지인 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점령당했다.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를 무려 13차례나 제패하고 지난 2008~09 시즌 UE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지난해 5월 임시로 연고지를 키이우로 옮겼다.

올 시즌도 키이우에서 리그를 치른 샤흐타르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했다. 비록 레알 마드리드와 RB 라이프치히에 밀려 조 3위에 그치면서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라운드로 밀렸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을 맞은 샤흐타르 선수들은 더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임시 연고지 키이우도 여건이 되지 않아 지난주 폴란드에서 치른 1차전에서 2-1로 이긴 샤흐타르는 이날 0-1로 뒤진 연장 후반 1분 렌의 이브라힘 살라에게 두 번째 골을 허락했다. 이대로라면 1, 2차전 합계 2-3으로 탈락이었다.

하지만 샤흐타르는 포기하지 않았고 기적을 썼다. 연장 종료 1분 전 네벤 주라섹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찔러준 공이 상대 수비수 지뉴엘 벨로시안 발에 맞고는 그대로 렌 골망을 출렁였다. 탈락이 어른거리던 경기 종료 직전 샤흐타르는 기사회생했다.

승부차기는 더 극적이었다. 샤흐타르는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이 렌의 2, 3번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3-1까지 앞섰다. 렌의 4번 키커 구이리가 승부차기를 성공시켰지만 샤흐타르가 한 명만 더 성공시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샤흐타르의 4, 5번 키커가 모두 실축하면서 3-3이 됐고 결국 승부는 서든데스까지 치달았다.

분위기는 막판 뒤집기의 기회를 잡은 렌에 쏠렸지만 샤흐타르는 이마저도 극복했다. 6번 키커가 모두 성공한 가운데 7번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샤흐타르는 골키퍼 트루빈이 또 한번 레슬리 우고추쿠의 슈팅을 막아낸 뒤 케빈 켈시가 렌의 골망을 흔들면서 5-4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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