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의 ‘잠수함 투수’ 고영표(32·KT)가 연습경기에서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팀 투수 15명 중 가장 많은 이닝(4이닝)과 투구 수(59개)를 소화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호주와의 본선 첫 경기에 고영표가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무대에서 보기 드문 사이드암 유형인데다가,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전은 대표팀이 2009년 WBC 대회 이후 14년 만의 4강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건 한 판이다.
고영표는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KT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어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2타자를 상대하면서 던진 공은 43개다. 다만 공이 손에서 빠지는 바람에 몸에 맞는 볼을 2개나 허용했다. 앞서 17일 KIA와 첫 연습경기 때도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이날 친정 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1회 첫 타자 정준영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2번 김상수를 병살타 처리했다. 후속 김민혁은 중견수 뜬 공으로 막고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2사 후 6번 오윤석에게 안타, 7번 최성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다음 8번 강민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2사 후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김민혁을 삼진으로 잡고 실점 없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럼에도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고영표의 투구 내용에 만족하지 못했다. 소속팀 사령탑이기도 한 이 감독은 “지난해 좋았을 때보다 떨어진 모습”이라며 “더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영표는 군에서 제대한 뒤 2021년과 2022년 각각 11승, 13승씩을 거두며 KT의 토종 에이스로 군림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정우영(LG)과 함께 단 둘뿐인 사이드암 투수라 막중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호주전 선발투수를 정한 건 아니지만 호주 선수들이 호주프로야구에 참여한 질롱 코리아 언더핸드 투수들의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다”며 고영표를 호주전에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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