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앤디 워홀과 만난 록음악은 어떻게 대중을 사로잡았나

입력
2023.02.25 10:00
19면
0 0

애플TV플러스 다큐멘터리 '벨벳 언더그라운드'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루 리드와 존 케일이 의기투합해 만든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여느 밴드처럼 무명 시절을 겪었으나 앤디 워홀을 만나며 달라졌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루 리드와 존 케일이 의기투합해 만든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여느 밴드처럼 무명 시절을 겪었으나 앤디 워홀을 만나며 달라졌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애플TV 바로 보기 | 15세 이상

루 리드(1942~2013)는 어려서부터 자신이 남들과 다름을 알았다. 부모는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생각했다. 전기치료로 아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려고 했다. 리드에게는 음악이 탈출구였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다. 대학 졸업 후 뉴욕으로 가 싸구려 음반제작사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영국 웨일스 출신 비올라 연주자 존 케일을 만났다. 1965년 리드는 케일과 의기투합해 록밴드를 결성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스털링 모리슨(1942~1995ㆍ베이스)과 앵거스 맥라이스(드럼)가 함께 했다. 록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 중 하나로 꼽히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시작이었다.

①무명 밴드에 날개 달아준 팝 아트 대가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여성 드럼 연주자 모린 터커(오른쪽)가 합류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만들어갔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여성 드럼 연주자 모린 터커(오른쪽)가 합류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만들어갔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밴드의 시작은 미약했다. 클래식이 더해진 실험성 강한 음악을 하는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더욱 빛을 보기 어려웠다. 맥라이스가 떠나고 여성 드럼 연주자 모린 터커가 합류했다. 팝 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1928~1987)이 밴드를 주목했다.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섰다. 워홀은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자신의 유명 작업실 ‘팩토리’ 전속 밴드로 만들었다. 당대 전위 예술가들 사랑방이었던 팩토리를 거점 삼아 밴드는 인지도를 조금씩 쌓아갔다.

워홀은 독일 가수 니코(1938~1988)를 붙여 밴드 데뷔 앨범을 냈다. 낮고 그윽한 니코의 목소리가 전위적인 밴드의 사운드와 조화를 이뤘다. 앨범 판매량은 많지 않았으나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이후 나온 앨범은 실험성을 줄이고 대중성을 늘리며 판매량을 높였다.

②그들도 못 피해간 '유명 밴드의 법칙'

루 리드는 질투심 강하고 자기 세계가 뚜렷한 인물이었다. 그의 성격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독창성을 부여했으나 밴드 해체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루 리드는 질투심 강하고 자기 세계가 뚜렷한 인물이었다. 그의 성격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독창성을 부여했으나 밴드 해체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밴드는 지명도를 얻었다. 광적인 팬들이 생기기도 했다. 어느 유명 밴드도 피해 갈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우선 매니저와의 결별이었다. 밴드 리더 리드는 워홀을 해고했다. 이어서 리드는 케일을 쫓아냈다. 멤버들의 결속력은 예전만 못했다.

리드는 늘 밴드를 주도하고 싶었다. 성마른 그의 성격이 갈등 악화에 한몫했다. 워홀과 케일이 떠난 후 밴드는 인기가 더 올라갔으나 음악성은 예전만 못했다. 밴드 해체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③록 역사의 주요 대목을 들여다보다

다큐멘터리 영화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유명 밴드의 흥망성쇠를 되돌아보며 1960년대 후반 뉴욕의 단면을 보여준다. 애플TV플러스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유명 밴드의 흥망성쇠를 되돌아보며 1960년대 후반 뉴욕의 단면을 보여준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영화는 한 밴드의 흥망성쇠를 자료화면과 더불어 관계자들의 육성을 통해 돌아본다. 리드와 모리슨의 생전 인터뷰에 케일과 터커의 진술을 더한다. 케일이 뉴욕에 온 지 얼마 안 돼 리드를 만났던 순간, 워홀의 탁월한 상술, 가수 니코의 유별남 등을 엿볼 수 있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전위적 음악을 들으며 1960년대 후반 세계 전위예술의 중심지 뉴욕의 한 단면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케일과 터커가 옛일을 생생히 떠올리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록 음악 역사에 대한 이해, 음악의 적합한 삽입, 유려한 편집이 어우러진다. 팝 아트의 시대는 가고 록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하나 1960년대가 문화사에서 기억해야만 할 과거임을 다큐멘터리는 상기시킨다.

뷰+포인트

‘파 프롬 헤븐’(2002)과 ‘캐롤’(2015)의 유명 감독 토드 헤인즈가 연출했다. 그는 글램 록(밴드 멤버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활동한 1970년대 영국 록 음악)을 다룬 ‘벨벳 골드마인’(1998), 가수 밥 딜런에 대한 이색 전기 영화 ‘아임 낫 데어’(2007) 등 음악 관련 영화로도 이름이 높다. 헤인즈는 멤버들의 면모와 시대상 등이 밴드에 미친 영향들을 다각으로 들여다보며 벨벳 언더그라운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2021년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서 첫 상영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8%, 관객 81%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