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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비' 조진웅, 줄어든 열정의 빈자리를 채운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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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비' 조진웅, 줄어든 열정의 빈자리를 채운 것 [인터뷰]

입력
2023.02.2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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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대외비'에서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 역으로 열연
"이성민과 합, 정말 잘 맞았다"

조진웅이 '대외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이 '대외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진웅에게는 괴로움을 잘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저울질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갔다. 현재의 조진웅은 열정이 많이 사라졌다고 느끼지만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열정의 빈자리는 습관이 채웠다.

조진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대외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대외비'의 매력

조진웅이 '대외비'의 매력을 설명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이 '대외비'의 매력을 설명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이 생각하는 '대외비'의 매력은 인간의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그는 "다른 작품들은 대부분 사건이 주어지고 해결된다거나 정의가 승리하는 지점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나빠질 대로 나빠지는데 그대로 간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에게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주인공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할 기회가 주어진다. 수많은 갈등을 품고 있는 해웅을 보며 조진웅 또한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 고민은 술자리에서도 이어졌다. 조진웅은 후배들과도, 스태프들과도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서는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는 질문이 자주 나왔다.

인물들 사이에서 흐르는 긴장감은 조진웅에게 짜릿함을 안겼다. 그는 "딜을 하는 장면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점점 긴장되더라. 딜에 실패하면 죽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출연자 라인업을 듣고 대본에 반한 뒤 '한 번 진하게 작업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조진웅은 작품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대외비'의 영어 제목은 '더 데블스 딜(The Devil's Deal)'인데 조진웅은 "딱 맞는 이름인 듯하다. 상당히 마음에 든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성민과의 호흡

조진웅이 이성민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이 이성민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대외비'에 앞서 '군도:민란의 시대' '보안관' '공작'에 함께 출연했던 이성민은 조진웅에게 큰 힘을 줬다. 별 얘기를 하지 않아도 두 사람의 호흡은 안정적이었다. 조진웅은 이성민과의 합에 대해 "너무 잘 맞았다. 각자의 에너지 포지션을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순태로 변신한 이성민은 조진웅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조진웅은 "그 시대, 거기에 사는 사람 같았다. '지나가면서 봤던 사람인 듯한데' 싶었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의상, 분장은 물론 미술, 소품까지 1992년을 더욱 잘 구현해 내는데 힘을 실었다. 촬영 현장을 떠올리던 조진웅은 "고증을 정말 잘 해놨더라. 1992년의 분위기가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사라진 열정, 남은 습관

조진웅이 과거를 회상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이 과거를 회상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조진웅이 연기한 해웅은 빽도 족보도 없지만 뚝심으로 20년을 버티며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20년은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그의 연기 경력과 비슷한 기간이다. '젊음'은 매력적인 단어이지만 치열하게 살아왔던 조진웅은 20대로 돌아가길 바라지 않는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괴로운 게 괴로운 건지도 모르고 열정적으로 살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진웅은 솔직했다. 그는 자신에게 당시의 열정이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대신 열정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 있었다. 조진웅의 에너지원이 과거 열정이었다면 지금은 그때의 경험이 몸에 배어 탄생한 습관이다. 책임져야 할 존재들은 그가 더욱 힘을 낼 수 있게 만든다. "호적에 있어야만 식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먹여살려야 하는 사람들을 내가 먼저 가고 있으니 잘 끌고 가야 할 거 아니냐"고 말하는 조진웅에게서는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대외비'로 대중을 만난 후에도 그는 묵묵히, 그리고 즐기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그 과정에 있는 '대외비'는 다음 달 1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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