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상자 100명 넘어
최악 폭력의 해 기록 2022 넘을 가능성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빈번해진 동시에 잔혹함의 수위도 높아졌다. 이스라엘군은 22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나블루스 수색 작전에서 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상자를 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오전이라 희생자가 많았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주로 밤에 공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런 금기도 깰 태세다. 이스라엘은 군인 살해와 정착촌 공격 등을 저지른 팔레스타인 수배자 3명의 일망타진을 위해 오전 작전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와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오전 10시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10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16세에서 72세까지의 민간인이 다수 사망했고, 82명이 실탄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의 아마드 지브릴은 "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간대라 아무도 공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비무장 시민도 무차별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강경 우파 연립정권이 들어선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달 제닌에서도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9명을 사살했다. 2005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이스라엘 투쟁) 종료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수였으나, 이번 나블루스 작전에서 기록이 경신됐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마리얌 바르구티는 "나블루스와 인근 도시 제닌이 '무장 저항의 중심지'라 표적이 된 것"이라고 봤다. 나블루스는 '사자굴(Lion's Den)'이라는 팔레스타인 무장 청년단의 근거지다. 팔레스타인 10~20대가 주축인 사자굴은 밀수한 총으로 테러에 앞장서고 있다.
유엔총회의 팔레스타인 권리에 관한 위원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사태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리켜 "몇 년 만에 가장 불타기 쉬운 '가연성'인 상태"라고 묘사했다.
23일 팔레스타인 점령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로 미사일 6발이 발사됐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나블루스 공습의 보복 차원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자굴이 "나블루스에 닥친 고통의 두 배를 이스라엘이 겪게 될 것"이라고 복수를 예고한 상태였다. 이스라엘도 참지 않았다. 가자지구에 미사일을 쏘는 등 충돌이 격화했다.
올해 들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60명을 넘어섰다. 하루에 한 명꼴로 숨진 셈이다. 유엔은 팔레스타인인 150명이 사망한 지난해를 '이스라엘군에 의한 서안지구 폭력이 최악으로 치달은 해로 꼽았지만', 올해는 더 최악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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