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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동물의 왕국' 떠올린다면... 아프리카의 편견 끝낼 때

입력
2023.02.23 19: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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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시민의식으로 존엄성 지켜온 대륙
신간 '시네 아프리카'

저자가 촬영한 2016년 콩고 고마의 한 영화관 모습. 한울엠플러스 제공

저자가 촬영한 2016년 콩고 고마의 한 영화관 모습. 한울엠플러스 제공

광활한 초원에 얼룩말이 무리 지어 다니고 풀숲에는 사자가 숨어 있다. 혹은 황량한 흙바닥에서 깡마른 흑인들이 웃통을 벗고 부싯돌을 켜고 있다.

‘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건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이나 영화 ‘부시맨’에나 나오는 전형적인 장면에 그친다. 아프리카 대륙에 54개 나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단순화된 편견이다. 아프리카 문화연구자인 저자 이은별은 여전히 영화, 다큐멘터리, 책 등에서 아프리카를 '낙후된 식민지'처럼 묘사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불과 2년 전 제작된 영화 ‘커밍 투 아메리카’가 대표적이다. 배경이 아프리카라는 이유만으로 축하연 장면에 마당을 노니는 야생동물이 등장하고, 안부인사에는 ‘얼굴에 파리가 붙은 굶주린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식이다.

그러나 유약하고 미개한 존재로만 여겨지는 것과 달리,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주체적인 시민의식으로 존엄성을 지켜온 역사가 있다. 저자는 몇 가지 영화를 통해 이를 설명한다. 서구에 맞서는 아랍 세계를 그린 영화 ‘사막의 라이온’은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식민지 쟁탈전에 저항한 리비아의 독립투사 오마르 무크타르의 영향을 받았다. 영화 ‘알제리 전투’에는 프랑스의 장기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하고자 했던 알제리인들의 절절하고 강인한 정신이 담겨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넘는 법을 제시하기 위해 저자는 영화 ‘바벨’을 끌어온다.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총 5개의 언어가 뒤엉킨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생김새에 다른 언어를 쓰는 인간들도 결국 ‘우리’라는 이름으로 뭉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자는 힘주어 쓴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말이 아프리카에서도 통한다”.

시네 아프리카・이은별 지음・한울엠플러스 발행・328쪽・3만2,000원

시네 아프리카・이은별 지음・한울엠플러스 발행・328쪽・3만2,000원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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