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앞두고 尹 직격
이재명, 내일 기자간담회 열고 여론전
상임고문단 간담회선 '선당후사' 조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가권력을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나"라고 직격했다. 앞서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습니까"라고 한 2016년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될 당시의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전날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총의를 확인한 데 이어 강도 높은 발언으로 전의를 다졌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이 워낙 황당하고 기가 막혀서 말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조금만 하도록 하겠다"며 운을 뗐다. 그는 "폭력배가 폭정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하느냐. 가만히 맞으라'라는 건 깡패 인식이라 생각한다"며 "언론 보도로 확인된 압수수색 횟수만 275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이재명의 가족, 친구, 후원자, 이웃, 지지자들, 저와 아는 사람들, 관계있는 사람들이 저 때문에 지금 고통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또 "제가 시장, 도지사로 일하면서 '이재명은 공개된 표적이기 때문에 곁에 있는 것만으로 표적이 된다. 언제든 공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내 근처에 있다면 철저하게 조심하라'고 얘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행히 조사받은 많은 사람들 중에 문제 된 사람들은 없지만, 이런 식으로 국가권력을 남용해 특정인을 죽이겠다고 공격하는 것이 국가 경영에 맞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권력을 남용하면 그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3일에 국회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본회의 표결에 앞서 부결 당위성을 알리는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권노갑, 김원기, 이용득, 이해찬, 임채정 상임고문 등 당 원로들을 초청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사법 리스크 대응과 당 운영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자리에서 민주당을 향한 윤석열 정권의 공격에 대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잘 단합해 대처하라는 맥락의 말씀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상 전날 의총에 이어 검찰 수사 대응 방안과 관련해 당의 '단합'을 과시하기 위한 자리였다.
단합 강조 속 권노갑 '선당후사' 발언에 술렁
참석자들이 일제히 단일대오를 주문한 가운데, 권 고문이 '선당후사'를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권 고문은 "이번에는 의총에서 결정한 대로 (체포동의안 부결로) 따라가고,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해 당대표로서 솔선수범하고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엔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더라도 검찰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 실질심사에 응해 당에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 고문은 간담회 후 "당이 일치단결한 행동을 취하고, 이후 문제는 그때 가서 토의하자는 뜻"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권 고문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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