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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연진아"…송혜교 대사는 어떻게 밈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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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연진아"…송혜교 대사는 어떻게 밈이 됐나

입력
2023.02.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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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 탄생시킨 '더 글로리'·'재벌집 막내아들'·'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SNS·예능 채운 드라마 밈들

'더 글로리'의 대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 글로리'의 송혜교는 임지연에 대한 복수를 준비했다. 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의 대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 글로리'의 송혜교는 임지연에 대한 복수를 준비했다. 넷플릭스 제공


파이팅, XXX! 브라보! 멋지다, XX아

'더 글로리'의 대사가 졸업 시즌이 찾아온 대학교의 현수막을 채웠다. 사회로 나가는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동기들이 준비해 준 현수막이었다. 임지연이 연기한 캐릭터명인 박연진만 졸업생의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대사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가 소화했다. 박연진이 자랑스러운 동문 시상식에서 상을 받자 문동은(송혜교)은 큰 목소리로 "파이팅, 박연진! 브라보! 멋지다, 연진아"라고 외쳤다. 박연진이 말 그대로 '멋져서' 한 말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박연진을 비꼬는 의미가 들어 있었는데 이는 문동은이 준비한 복수의 시작을 알렸다. 문동은은 가해자 박연진의 앞에서, 그리고 많은 이들의 앞에서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송혜교의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인터넷 유행어, 즉 밈이 됐다. 네티즌들은 각종 SNS에 문동은의 대사를 활용한 글을 올리며 즐거워했다. 광고나 현수막 문구로도 활용됐다. 배우 엄태웅의 아내인 전 발레리나 윤혜진 또한 개인 SNS에 "핏이 말이야… 너무 예뻐서 나 지금 너무 신나, 연진아. 브라보! 멋지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자신의 패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더 글로리' 이전에도 많은 작품들이 밈을 만들어냈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도 그중 하나다.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이성민)은 셰프에게 "몇 개고? 밥알 말이다"라고 묻는다. 셰프가 답하지 못하자 진양철은 "320개다. 훈련된 초밥 장인이 한 번 스시를 쥘 때 보통은 밥알이 320개다. 점심 식사에는 320개가 적당하다 해도 오늘 같은 날이나 술하고 같이 낼 때는 280개만 해라"라고 조언한다. 진양철이 초밥 얘기 중 진영기(윤제문)에게 "아직은 국산이 일제한테 안 된다"는 말을 들은 후의 일이다. 진양철의 조언은 그의 자존심과 사업가로서 지닌 세심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재벌집 막내아들' 이성민의 대사 또한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유튜브에는 성대모사 영상들이 게재됐고 방송인 박명수는 E채널 '토요일은 밥이 좋아'에서 진양철을 흉내 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요리사에게 "밥알이 몇 개고? 320개면 무거워서 회 맛을 느낄 수 없으니 280개만 해라"라고 장난스레 말하는 박명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큰 인기를 누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밈으로 화제를 모았다. 작품 속 우영우(박은빈)는 천재적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그는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 속에서 재치 있는 이 대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영우처럼 이름이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이상이는 박은빈의 대사를 예능에서 활용했다. 그는 MBC '놀면 뭐하니?'를 찾았을 때 우영우처럼 자신을 소개했다. 이상이는 "앞으로 해도 이상이, 뒤로 해도 이상이. 토마토, 기러기, 일요일, 역삼역, 스위스, 우영우, 이상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밈으로 화제를 모았다. 작품 속 박은빈은 천재적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갖고 있다. ENA 제공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밈으로 화제를 모았다. 작품 속 박은빈은 천재적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갖고 있다. ENA 제공

또 다른 콘텐츠들에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는 밈은 어떤 조건에서 탄생할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대사가 나온 드라마가 성공한 콘텐츠일 때, 그리고 등장인물의 말이 시청자들의 정서를 충분히 건드릴 때 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대사가 좋아야 한다. 그걸 구현하는 연기자의 표현력이 좋을 때 힘이 더욱 커진다. 연출적인 면도 뛰어나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잘 만들어진 밈은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긴다. 완성도 높은 K-콘텐츠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2의 '더 글로리'와 '재벌집 막내아들'이 꾸준히 등장할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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