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수조사 결과
4,300여 마리 서식 확인
들개 포획도 증가세 한몫
농작물 피해를 이유로 유해동물로 지정된 뒤 포획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던 제주 노루가 총기 포획 금지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22일 발표한 2022년 노루 개체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노루 개체 수는 4,300여마리로, 전년도 표본조사 4,200여마리에 비해 100여마리가 늘었다. 또 노루 서식밀도는 평균 ㎢당 2.96마리로 분석돼 전년도 평균 2.87마리보다 다소 증가했다. 하지만 도 세계유산본부가 적정 개체 수로 제시했던 6,110마리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제주노루는 제주를 상징하는 대표 동물로 인식돼 매년 겨울철 먹이주기와 밀렵단속 등 대대적인 보호운동이 펼쳐졌다. 그러나 보호운동 결과 노루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해 농작물 피해가 급증했고, 차량에 노루가 치여 죽는 ‘로드킬’로 인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는 부작용이 잇따랐다. 이에 도는 제주노루 개체 수를 관리하기 위해 2013년 7월 1일부터 2019 6월 30일까지 한시적 유해동물로 지정해 포획에 나섰다. 그 결과 2009년 1만2,800여마리까지 증가했던 노루 개체수는 노루 포획이 허용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8,000여마리, 2016년 6,200여마리, 2017년 5,700여마리, 2018년 3,800여마리 등 매년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적정 개체 수도 유지를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도는 부랴부랴 2019년 7월부터 유해 야생동물에서 노루를 제외하고 총기 포획을 금지하자 개체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노루 개체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데는 중산간 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된 유기견을 집중 포획한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들개는 집단적으로 활동하면서 노루 암컷과 새끼들을 집중적으로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루 개체 수가 늘고 있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중산간지역에 여전히 들개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고, 각종 개발 등으로 노루들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루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는 과정에서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가 매년 500여건이나 발생하고 있는 등 서식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최근에는 노루의 경쟁동물인 꽃사슴이나 붉은사슴 등이 자주 확인되는 점도 노루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영만 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지속적으로 노루 개체 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물로 노루와 경쟁동물인 꽃사슴류, 붉은사슴에 대한 생태·행동 특성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제주노루가 효율적으로 보호관리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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