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노조들이 모여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를 발족시켰다. 노동과 관계없는 일방적 정치 구호는 경계하고,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대안적 노조 운동을 통해 누구나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출범... "어떤 정권에도 휘둘리지 않겠다"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21일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발대식을 갖고 정식 출범을 선언했다. 협의회에는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동조합·부산관광공사 열린노동조합·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동조합·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등 8개 노조, 6,000여 명이 참여했다. 추가로 SK매직 현장중심노동조합과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등이 신규 가입을 논의 중이다.
협의회는 뜻이 맞는 개별 노조들이 힘을 모아 미래 노동시장에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출범했다고 밝혔다. 협의회 부의장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휘둘리지 않고 노조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일관적으로 내겠다"면서 "쟁의 방식·미래노동시장·노사 동반성장에 대해 연구하고, 지식과 경험을 연대해 공통된 현안에 대해 공고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핵심가치로 자율, 공정, 새로움, 상식을 제시한 협의회가 현재 강조하는 '공통의 목소리'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개선이다. 협의회 소속 노조들은 대부분 신생이라 교섭 노조의 지위를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를 '불공정'이라 보는 것이다.
이외에 △불공정 정규직 전환 사례 해명 요구 △노조 문화·인식 개선사업 △소수 사업장 근로자 의견 청취 △조합원을 위한 복지 공유를 주요 계획으로 제시했다. 송 부의장은 "노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만큼, 비폭력·준법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위 방식을 연구해 적용할 것"이라며 "개별 노조의 복지 혜택을 연계해 협의회 소속 노조원들의 권익 신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직 운영에서는 수평적 대화를 강조했다. 의장, 부의장은 형식적 직책일 뿐 8개 노조 위원장이 개별 위원으로서 동등하게 회의하고 자유로운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는 것이 협의회 측 설명이다. 협의회 의장인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위원장은 "위원들 간의 의견이 엇갈리면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라 보고 대외적 입장 표명을 지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장은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노조가 생소해 조직이나 가입을 망설이는 탓에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4% 수준"이라며 "86%의 미조직 노동자의 인식을 바꾸고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모든 노동자가 노조를 조직하고, 노사가 상생하는 사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도, 양대노총에도 "틀린 건 지적해야"
협의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치적 구호에 반기를 들었다는 점이다. 송 부의장은 "노동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정부 내 활동이 필요한 만큼 정치와 아예 선을 긋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파업은 사업장 내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수단인데, 특정 인물의 석방운동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을 외치는 것은 본질과 어긋나는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날 양대노총과 정부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노조의 회계서류 제출을 둘러싼 공방에 대해 송 부의장은 "노총이 우려하는 '자율성 침해'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조합원의 임금인 조합비는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본다"고 지적했고, 유 의장은 "양대노총은 (공개의) 법적 정당성을 논하자는 것인데, 법 조항이 애매한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면서 "만약 추후 회계 관련 요구가 있다면 정당한 법적 절차인지 확인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서도 '경영계를 대변하는 부분이 있다'며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유 의장은 "포괄임금제 특별감독 등은 노동자 의견이 반영된 부분이지만, 연장근로 산정범위 확대는 찬성하는 노동자를 본 적이 없다"면서 "기업 의견이 반영된 정책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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