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 '일타 스캔들'로 증명한 수식어 '칸의 여왕'
올해 51세에도 액션부터 로코까지 만능 소화
1973년생인 전도연은 올해 51세다. 그럼에도 또 한 번 도전에 성공했다. 그에게 로코 대본은 어려운 길이었을 테지만 여전히 굳건함을 과시하면서 대중을 사로잡았다. 전도연의 전성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전도연을 '칸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지난 2007년 전도연이 '밀양'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그에겐 꽤 무거운 책임감이 수반됐다. 한 예능에서 전도연은 "칸 영화제로 인해 얻은 영광도 크지만 영화제 출품용 영화만 출연할 것 같다는 인식이 생겼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해야 할 배우로서 그 무게감을 지금까지도 견디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실제로 전도연은 그 이후 '너는 내 운명' '하녀' '집으로 가는 길' 등 주로 연기력이 많이 요구되는 작품을 소화했다. 그런 그가 드라마 '굿와이프',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장르물까지 소화했을 땐 작은 경외심이 들었다. 이전의 색채를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또 '잘' 해냈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로서의 갈증은 지속된 모양새다.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17년 만에 받게 된 로맨스코미디 '일타스캔들'을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1회 4%에 머물렀던 '일타 스캔들'을 12회 만에 12.9%까지 끌어올린 것은 단연 전도연의 힘이다.(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 미혼의 반찬가게 사장, 딸과 남동생을 동시에 키우는 생활력 강한 여자 주인공 남행선은 사실 그렇게 입체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주변의 은근한 무시 속에서도 꿋꿋하게 역경을 딛고 지금의 반찬가게를 꾸렸다. 국가대표 선수직을 내려놓을 정도로 가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랑도, 자신의 인생도 내려놓았다. 흔한 캔디 표 여주인공인데다가 요즘은 굳건하고 꿋꿋한 캔디 표 여주인공이 잘 통하는 시대도 아니다.
그럼에도 전도연은 남행선의 매력을 200% 끌어올렸다. 그 덕분에 남행선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인물로 완성됐고 배우의 역량도 시너지를 발산했다. 전도연이 남행선을 두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고 말할 만큼의 자부심은 여기서 나왔다.
전도연을 두고 연기력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고연차의 배우들이 새로운 장르에 시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두심마저 멜로 영화에 도전하면서 어려움을 논했다. 그렇기에 전도연도 '일타 스캔들' 공개를 앞두고 다소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당시 전도연은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너무 오랜만에 밝은 드라마 대본을 받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부담감을 토로했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전도연은 남행선의 매력을 맛깔나게 소화, 전도연만이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전도연의 겹경사는 아마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도연은 내달 3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으로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길복순'은 청부살인 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물이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Berlinale Special) 부문에 공식 초청돼 일찍감치 화제를 모았다. 전도연의 액션 연기는 '협녀, 칼의 기억' 이후 약 8년만이다. 바야흐로 전도연의 두 번째 전성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