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무역수지 적자 약 60억 달러
벌써 지난해의 약 40% 기록
이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가 약 60억 달러(약 7조7,700억 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면 1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현황 보고서를 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35억4,9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7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수입(395억3,600만 달러)이 9.3%(33억7,000만 달러) 증가한 탓에 무역수지는 59억8,700만 달러 적자에 머물렀다. 연초부터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약 186억 달러다. 2월이 가기도 전에 기록한 무역수지 적자가 벌써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적자폭(472억 달러)의 39.4%에 달한다.
무역수지가 이달에도 적자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역수지 마이너스 행진은 사실상 12개월 연속 이어지게 됐다.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주요 수출품과 교역국의 수출량 감소가 무역수지 적자를 이끌었다. 대표적인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량은 1년 전보다 43.9%, 무선통신기기는 25.0%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출량이 22.7%, 베트남은 18.0% 줄었다. 다만 미국(29.3%)과 유럽연합(18.0%) 수출은 늘었다.
여기에 해외에서 대부분 들여오는 원자재 수입이 늘어난 것도 무역수지 적자에 한몫했다. 품목별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가스(81.1%) 수입이 급증했고, 원유(7.6%), 석유제품(4.9%) 수입도 증가했다.
수출 부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3월 전망 기업경기동향조사(BSI)’ 보고서를 통해 “전자·통신장비 시장이 회복될 거란 기대가 적은 데다, 과잉 생산한 재고까지 겹치면서 국내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 감소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체감경기 역시 썰렁해 BSI는 지난해 4월(99.1)부터 12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보다 낮다는 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호전될 것으로 내다본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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