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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국가 '중국 관광객 입국제한' 다 풀렸는데… 베트남은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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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국가 '중국 관광객 입국제한' 다 풀렸는데… 베트남은 초조

입력
2023.02.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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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중 베트남 미얀마 브루나이 빠져
450만 명 예상했는데… 여행업계 당혹감

7일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항공기에서 내리고 있다. 프놈펜=AFP 연합뉴스

7일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항공기에서 내리고 있다. 프놈펜=AFP 연합뉴스

“지난달 중국이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젠 살았다’ 싶었습니다. 2019년엔 이곳에 중국 관광객이 150만 명은 왔는데 지금은 말 그대로 '뚝' 끊겼거든요. 작년부터 한국에서 손님이 왔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과는 숫자가 비교가 안 되다 보니 매출이 예전의 절반 수준도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가게 리모델링까지 했는데 물거품이 돼 답답할 뿐입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 동쪽 꽝닌성 관광지 하롱베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교민 A씨는 2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토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이 3년 만에 하늘길을 다시 열면서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가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웃지 못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지난 6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해외 단체 여행 가능 20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친중국 성향이 강한 캄보디아나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 원조를 받고 있는 라오스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 10곳 중 7곳이 중국 단체 관광객을 받게 된 것과 대조적이다. 베트남을 제외한 아세안 국가 중 중국으로부터 ‘단체 여행객 패싱’을 당한 곳은 쿠데타 이후 정정불안이 계속되는 미얀마,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작은 나라 브루나이뿐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 관광객이 앞다퉈 베트남에 몰려갔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베트남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580만 명으로 전체 해외 관광객의 30%를 차지했다.

7일 태국 방콕의 한 사원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7일 태국 방콕의 한 사원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큰 손’들의 귀환을 예상했던 베트남 여행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단체 관광객이 베트남으로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던 탓이다. HSBC는 지난달 내놓은 2023년 베트남 경제 보고서에서 “올해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중국 여행자 수가 전체 관광객의 50~80%인 300~45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직원 150명을 고용했다가 최근 모두 해고한 식당 주인의 사례를 언급하며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전문 여행사 ‘킴리엔 국제관광’의 농프엉란 최고경영자(CEO) 역시 현지 매체에 “여행사들은 베트남이 중국의 단체 관광국 명단에서 빠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관광산업이 베트남 경제의 핵심 축 중 하나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경기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베트남 최대 투자관리 회사 중 하나인 비나캐피털의 마이클 코카라리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의 베트남 관광 허용이 올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가량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초조해진 베트남 정부는 직접 대응에 나섰다. 자칫 코로나19 이후 되살아나기 시작한 중국의 여행 수요를 인근 국가에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 당국에 “코로나19 이전 베트남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는 중국인이었고, 베트남 역시 중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 중 다섯 번째를 차지할 만큼 양국 산업은 크게 얽혀 있다”며 중국의 해외 단체관광 재개 국가 목록에 베트남을 추가로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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