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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크라 침공 1년 앞둔 러시아에 밀착... 미국 "레드라인 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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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크라 침공 1년 앞둔 러시아에 밀착... 미국 "레드라인 넘지 말라"

입력
2023.02.20 17:30
수정
2023.02.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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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사령탑 방러... 우크라이나 논의 주목
겉으로는 "위기 확대 원치 않아"...중립 제스처
미국 "중국, 러시아에 무기 지원 가능성" 경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뮌헨=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24일)을 앞두고 중국의 외교안보라인 사령탑 격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러시아를 찾는다. 중국은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지만, 미국은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중국이 심상찮은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경고음을 발신하고 나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유럽 순방 중인 왕 위원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왕 위원은 마지막 순방국인 러시아에 22일까지 머무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문제를 포함, 안보 분야의 관심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도 이번 방러 기간 중 이뤄질 전망이다.

공교로운 대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코앞에 둔 시점에 왕 위원의 방러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중국은 전쟁 발발 이후, 겉으로는 중립적 태도를 취하면서도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비판하는 등 사실상 러시아를 두둔하는 입장을 취했다. 더구나 최근 들어선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지 모른다는 서방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단 왕 위원은 러시아 방문에 앞서 우크라이나 측과 직접 소통하는 등 '중재자 행보'를 애써 강조하는 모습이다. 19일 중국 외교부는 왕 위원이 전날 MSC 참석 중이었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을 따로 만났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장기화하고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 평화를 쟁취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쟁 발발 1년을 맞는 이달 말,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 입장을 담은 공식 문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제안 형식으로 공개될 문서에는 핵전쟁 반대, 정치적 협상을 통한 휴전 필요성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의 장훙 부소장은 '중국-우크라이나 외교 수장 간 회동'과 관련,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이 러시아와만 소통할 것이라는 미국의 오해를 부인한 것"이라며 "평화회담 추진을 위한 중국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로선 중국의 경제·군사적 지원이 절실하다. 국제사회의 관측대로 올봄 총공세를 계획하고 있다면, 중국한테서 '지원해 주겠다'는 다짐을 받으려 할 게 뻔하다. 따라서 왕 위원에 뒤이어 시 주석이 러시아를 찾는 건 중러 간 협력이 한층 심화하는 계기가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9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평화를 원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환영한다"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치명적인 지원을 러시아에 제공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그것은 용납될 수 없는 레드라인(금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18일 CBS방송에 출연,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지원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중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발끈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방침은 한마디로 '화해를 권하고 평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며 "전장에 끊임없이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에 명령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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