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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일수록 재난 영향 심각… "재난 피해도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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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일수록 재난 영향 심각… "재난 피해도 불평등"

입력
2023.02.19 18:33
수정
2023.02.19 18: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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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재난 불평등 인식조사 결과 발표
"자연·사회 재난 피해 심각"
중졸 이하, 하층 계층서 응답률 최다

지난달 31일 폐허로 변해버린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한 마을 주민이 잿더미로 변한 자신의 집터를 바라보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난달 31일 폐허로 변해버린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한 마을 주민이 잿더미로 변한 자신의 집터를 바라보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서재훈 기자

사회적 계층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연재난이나 사회적 재난을 겪을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재난에서 회복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의 건강수준 제고를 위한 건강형평성 모니터링 및 사업 개발-위험사회에서의 건강불평등' 보고서를 통해 재난 불평등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조사는 지난해 5월 만 19~74세 국민 1,8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체 응답자(1,837명) 중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연재난을 경험한 사람은 620명(40.6%), 사회재난을 경험한 사람은 939명(57.6%)으로 나타났다. 자연재난은 태풍·폭설·지진 등을, 사회재난은 화재·교통사고·환경오염·감염병·다중밀집사고 등을 의미한다.

자연·사회 재난 피해 경험자 중 재난이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는 집단과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했거나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 집단 등 사회적 약자에서 특히 높았다.

자연재난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람의 비율은 50~64세(56.6%)가 19~34세(37.3%)보다 높았다. 또 중학교 졸업 이하(71.3%)가 대학교 졸업 이상(47.2%)보다, 주관적 계층 하층(58.0%)이 중상층 및 상층(32.3%)보다, 자신이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59.8%)이 사회적 지지를 받는다는 사람(44.0%)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재난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사회재난 피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중졸 이하(66.2%)가 대졸 이상(55.9%)보다, 하층 계층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65.7%)이 중상층 및 상층(52.5%)보다,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63.2%)가 사회적 지지를 받는 경우(51.2%)보다 높았다.

사회적 약자는 재난 피해로부터의 회복도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 피해 경험자 중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주관적 계층인식이 가장 낮은 경우,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거나 사회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경우 더 높았다.

또 재난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사회적 약자 계층에서 높게 나왔다. 경제적 지원, 보건의료 지원, 심리상담 지원, 돌봄 지원, 주거 지원 모두 공통적으로 주관적 계층인식이 낮을수록,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거나 사회에 대한 신뢰가 낮을수록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전체 응답자(재난 경험자+재난 미경험자)의 72.1%는 국가와 우리사회 전체의 재난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재난 이후 정부 지원이 불충분하게 이뤄져 재난으로 인한 피해 회복을 더디게 한다"며 "지원 부족은 사회적 약자들이 이중고를 겪게 하고, 재난으로 인한 불평등을 가중시키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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