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튀르키예군 유해 안장' 유엔기념공원에
아홉 살 소년 SNS로 "강진 피해 이후 도움 고맙다"
튀르키예에 사는 9세 소년이 국내 튀르키예 유관기관에 “지진 이후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전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부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재한유엔기념공원에 따르면, 17일 유엔기념공원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으로 후세인 카간 군의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도착했다.
자신을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사는 9세 소년이라고 소개한 후세인 군은 한글로 “튀르키예 지진 이후에 여러분들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았다”며 “당신은 많은 생명을 구했고, 우리를 도왔다”고 썼다. 이어 “당신에게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는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될 것이고, 당신 나라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튀르키예로 휴가를 온다면 집으로 초대하겠다”는 인사도 덧붙였다.
메시지에는 한국 긴급구호대 활동사진과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 등도 함께 담겨 있었다.
유엔기념공원 측은 같은 날 후세인 군에게 답장으로 “튀르키예는 평화와 자유를 위협받고 있던 대한민국을 도와준 22개 나라 중 하나였고, 그때부터 두 나라는 오랫동안 우정(형제애)을 유지해왔다”며 “후세인이 상냥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거라 믿는다. 언젠가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게 되면 꼭 인사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보냈다.
유엔기념공원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군 462명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등 11개국 2,320구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튀르키예는 1950년 6·25전쟁 당시 22개 참전국 중 네 번째로 많은 2만1,212명을 파병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로 유엔 참전국 대부분이 철수한 후에도 1966년까지 병력을 잔류시키며 국내 전쟁고아 640여명을 돌봤다.
유엔기념공원 관계자는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들이 잠들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묘지로서 후세인 군이 보내준 메시지가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며 "대지진의 아픔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가 신속히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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