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립대 사건은 공동체 가치 상기"
추모 메일 '챗GPT 인용' 알려져 공분...사과
지난 13일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재학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한 가운데, 사건 다음날 교정에 있는 바위에 '몇 명이나 더(희생돼야 하나)?'라는 문구와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 있다. 이스트랜싱(미시간)=AP 연합뉴스
미국의 한 대학이 인공지능(AI) 텍스트 생성 시스템인 ‘챗GPT’를 이용해 지난주 미시간주립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한 애도문을 작성했다가 공분을 샀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州)에 위치한 밴더빌트대의 피바디 교육대학 사무국은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미시간주립대 총기난사에 대한 추모글을 보냈다.
지난 13일 미국 미시간주 미시간주립대(MSU)에서는 총기 난사로 인해 재학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메일은 사건 발생 3일 후인 지난 16일에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5개 단락으로 구성된 메일에는 “최근 미시간주립대 총격 사건은 서로를 돌보는 포용적인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며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헌신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가 된 내용은 마지막에 나왔다. 메일 하단에는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해 의역했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대학이 챗GPT를 사용해 학교 내 총기난사에 대한 추모글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거세게 분노했다. 동생이 미시간주립대에 재학 중인 밴더빌트대 4학년생 리스 카얏은 “잔혹한 총격 후 컴퓨터가 공동체에 대한 메시지를 쓰도록 하는 행위는 역겹다”며 교내 언론에 글을 기고했다. 이 대학 신입생인 마르타 체슨도 블룸버그통신에 “단순히 의무감에 이메일을 보낸 것 같다”며 “비극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부족”이라고 비판했다.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대학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사과했다. 니콜 조세프 부학장은 “메일에서 시사한 포용성의 메시지를 믿지만, 슬픔과 비극의 시기에 챗GPT로 소통하려 한 건 우리 대학의 주요 가치와도 모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일은 교육기관이 기존에 알고 있는 것에 더해 (AI처럼)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신기술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