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유튜브 영상 공개... "주주총회 끝으로 연임 포기"
"인수 시도 사력 다해 막겠다... 이수만은 용서 구하라"

이성수 SM 대표이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이브와 SM이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에 관한 각종 의혹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이어간 지 이틀째인 17일 이성수 SM 대표가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논란, 하이브와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 등 각종 의혹 제기에도 하이브가 문제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거듭 내놓자, 일선으로 돌아가 SM 인수전에 전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성수 "백의종군할 것... 이수만은 용서 구하라"
이 대표는 17일 오후 늦게 자신의 유튜브에 두 번째 영상을 공개하고 "3월 정기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구성원이 허락해 주신다면 본업인 음악 파트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SM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영상을 통해 하이브와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주식매매계약이 전형적인 적대적 M&A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하이브가 SM 이사회 및 경영진과 단 한 차례 협의도 없이 최대주주 지분을 매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은 적대적 M&A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주주 제안 역시 적대적 M&A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하이브는 SM의 브랜드와 지식재산권(IP)을 존중하겠다면서 크리에이터 출신을 이사 후보로 넣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발표했다"며 "걱정해 주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SM의 독립적인 경영을 지지한다면서 이사 7인을 추천한 것은 SM을 지우고 하이브의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의 하이브는 이수만의 구원자이지 SM의 구원자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 K팝이 독점화되지 않도록 적대적 M&A를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하이브에 요구했다. "(하이브의) SM 인수 시도를 사력을 다해 막겠다"고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전날 그의 폭로를 두고 "상처(喪妻)한 아내의 착한 조카로 네 살 때부터 봐 왔는데, 마음이 아프다"는 취지로 언급한 일에 대해서도 "'착한' 제가 이제 선생님(이수만)의 행보를 잠시 멈춰야 할 것 같다"며 "모두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라"고 이 전 총괄 프로듀서와 확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이브・SM, 역외탈세 의혹 두고 끝없는 공방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뉴스1
한편 이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역외탈세를 목적으로 CTP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해 수익을 빼돌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 대표 측과 하이브 측은 17일에도 이틀째 공방을 이어갔다. 공방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이날 오전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SM 현 경영진이 주장하는 'CTP를 통해 SM 수익의 역외탈세가 이뤄지는 비윤리적인 운영 방식'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못 박자, SM 측은 곧바로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으로 대표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캠페인 세부 내용을 몰랐다는 하이브 측 주장도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하이브도 "(CTP의 계약 형태가) SM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이미 계약돼 있는 SM 아티스트의 관련 수익은 받지 않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며 "당사는 SM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뭔가를 왜곡할 이유가 없다"고 거듭 해명에 나섰다.
하이브의 SM 인수를 둘러싼 진흙탕 싸움의 전선도 확대됐다. 전체 SM 평직원 절반에 달하는 208명으로 구성된 'SM 협의체'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SM 구성원들은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사익 편취와 탈세 등의 불법 행위에 철저히 이용돼 왔다"며 이 전 총괄 프로듀서보다는 이 대표 등 현 경영진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공방 내용 자체보다는 공방으로 인한 주가 폭등이 앞으로 하이브 측 인수행보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SM 측의 폭로는 매수 이후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하이브의 입장으로 방어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방전으로 인해 SM 주가가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2만 원을 넘어 13만 원으로까지 올랐다"면서 "하이브 측의 자금력이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가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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