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일본 방문한 한국인 56만명
규슈, 오사카 등 관광지 '한국인 천지'
16일 오후 1시 일본 도쿄 시부야역 인근의 돈코츠라멘 체인점 ‘이치란’ 점포 앞. 직원이 ‘대기 시간 40분’이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서 있었다. 이치란은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식당이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객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까지 전국 곳곳에서 폐점이 잇따랐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0월 외국인 무비자 관광을 재개하며 다시 '핫플레이스'가 됐다. 일본 관광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엔 한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통계로도 확인됐다. 일본 정부 관광국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1월에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149만7,300 명(추정치) 중 한국인은 56만5,200명으로, 3분의 1에 달했다. 2위 대만인(25만9,300명)의 두 배를 넘는다. 이어 3위는 홍콩인(15만1,900명), 4위 미국인(8만8,100명) 등의 순이었다.
팬데믹 이전엔 중국인이 일본 외국인 관광객의 약 30%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말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중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면서 1월 중국인 관광객은 3만1,200명에 그쳤다. 중국인 대신 한국인들이 일본 관광업계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인 점원 '생강 괜찮아요?' 한국말로 물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어딜 가도 한국인이 많다. 최근 1, 2개월 사이 일본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16일 일본 분위기를 물어봤다. “유후인엔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훨씬 많았다”, “오사카 도톤보리의 유명 카페에서도, 오코노미야키집에서도 한국어가 일본어보다 더 많이 들렸다”, "일본인 식당 점원이 ‘생강 괜찮아요?’라고 한국말로 물어봐서 놀랐다"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 관광객들이 거리에서 다른 한국인에게 한국말로 길을 물어도 이상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일본 경제에 '인바운드 훈풍'... 백화점 매출 '껑충'
일본 경제는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인바운드 소비’의 훈풍을 맞고 있다. 이세탄, 미쓰코시 등 도쿄의 유명 백화점 면세 코너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넘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월 백화점 대기업 5곳의 매출액은 미쓰코시와 이세탄이 전년 동월 대비 24.5% 증가한 것을 비롯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10~12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도 민간 소비가 0.5% 늘어나며 1.1%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 수출 대기업의 실적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늘려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정부 차원의 ‘관광입국 추진 기본 계획’을 개편한다. 2025년까지 일본 방문 외국인의 1인당 소비액을 20만 엔(약 191만9,400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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