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방백서]
화성-17형 등 7가지 북한 미사일 새로 추가
"플루토늄 70여㎏ 보유...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불리는 북한의 화성-17형이 국방백서에 처음 등장했다. 북한은 핵 재처리를 통해 지난 2년간 플루토늄 20㎏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탄도미사일 7종도 새로 추가됐다.
국방부는 16일 공개한 2022 국방백서에 북한의 신형 ICBM 화성-17형을 최초로 명시했다. 북한은 지난 8일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에 화성-17형을 대규모로 선보이며 무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화성-17형을 7차례 발사했다. 사거리가 1만3,000㎞를 넘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서는 “2022년 2월부터 화성-17형 발사를 여러 차례 시도했고 11월에도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성-17형의 실전 배치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비행능력은 보여주고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대기권 재진입 등은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 국방백서의 남북 군사력 비교. 그래픽=신동준 기자
2년 전 발간한 2020 국방백서와 비교해 이번 백서에는 화성-17형을 포함한 7가지 북한 미사일을 새로 추가했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활공체형·원뿔형 미사일과 북극성-4ㅅ, 북극성-5ㅅ이 추가됐다. 또 북한이 다양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개발 중이라고 분석했다. 백서는 “신뢰도가 검증됐다고 자평한 북한판 이스칸데르형(KN-23) 전술유도탄을 기반으로 에이태큼스형(KN-24), 고중량탄두형, 근거리형 등 다양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기술했다.
이 가운데 ‘고중량탄두형’과 ‘근거리형’ 미사일은 기존 백서에 담기지 않아 새로 파악된 기종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고중량탄두형 미사일은 우리 군의 현무-5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이 개발 중인 미사일, 근거리형 미사일은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유사한 형태라고 덧붙였다.

미국 북한전문 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의 위성사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해 3월 10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사용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화학실험실 연관 시설에서 의문의 연기 또는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38노스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플루토늄 비축량은 2년 전 백서에 비해 20㎏ 증가한 70여 ㎏으로 평가됐다. 백서는 “핵분야는 1980년대부터 영변 등 핵시설 가동을 통해 핵물질을 생산하여 왔으며 최근까지도 핵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70여 ㎏,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통해 고농축우라늄(HEU)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2018년 말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했다가 2021년 7월을 전후로 5㎿ 원자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1년 8월 발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 같은 해 2~7월 영변 핵시설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을 위한 증기시설이 가동됐다며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플루토늄 6㎏으로 핵무기 1기를 제조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만으로 핵무기를 12기가량 만들 수 있다.
북한이 이미 준비를 끝낸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는 “북한은 2018년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를 공개적으로 폭파했으나, 2022년 3번 갱도를 복구하는 등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우리 군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백서에 담았다. 또 “향후에도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 및 국방력 강화 계획에 따라 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를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전략무기 개발과업 완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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