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불법 촬영 사건 부실 수사한 경찰, 유죄 확정

'원본대조필' 허위 기재해 검찰에 송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통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2019년 3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수 정준영(34)씨의 성범죄 사건을 부실 수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58)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시내 경찰서 소속 A씨는 2016년 8월 정씨의 불법 촬영 혐의를 수사하며 피의자 진술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범행 영상을 확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정씨 변호인으로부터 "휴대폰이나 포렌식 자료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1심은 A씨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씨가 일부 문건에 '원본대조필'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만 유죄라고 봤다. A씨가 상급자 지시에 따라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포렌식 자료를 확보하지 않고 검찰에 송치했을 뿐 부실 처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정씨 측 변호인이 '혐의없음 처분을 해달라'고 의견서를 낸 사실은 있지만, 포렌식 자료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 처리해달라고 청탁한 적은 없다"며, A씨에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