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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화재 참사..."20년간 부상자 실태조사 제대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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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화재 참사..."20년간 부상자 실태조사 제대로 없었다"

입력
2023.02.18 07: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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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장 인터뷰]
3년이면 정리될 줄 알았는데 어느덧 20년
보듬지 못한 부상자 가족들 안타까워
부상자 지원조례도 올해가 끝이라 걱정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구 중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 2층 시민추모벽 앞에서 부상자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구 중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 2층 시민추모벽 앞에서 부상자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이동우(79)씨는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참사가 터지기 전까지 평범한 시민이었다. 하지만 사위가 큰 부상을 당하면서 환갑을 목전에 둔 그의 인생도 달라졌다. 치료에 힘들어하는 건 이씨만의 일이 아니었다. 수년의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부상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년이 된 지금까지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15일 한국일보와 만난 이 위원장은 대뜸 "우리 사회가 20년간 후유증에 시달려온 부상자들의 남은 일상을 절대 외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참사 발생 직후 부상자들에 대한 부실한 진단과 치료가 또 다른 피해로 연결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참사 당시 뜨거운 화염을 마신 부상자들의 치료는 외면당했다"며 "부상자 중 한 명은 밤에 차량 불빛만 봐도 몸에 물을 끼얹고 숨는 불안 증세를 보이다 결국 눈을 감았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부상자 가족을 제대로 보듬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부상자 한 명을 간병하려면 가족 중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며 "경제적인 부담에 가정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3년 정도면 상처가 모두 아물고 참사와 관련된 모든 논란들이 정리될 줄 알고 버텼는데 어느덧 20년이 흘렀다"며 "가정은 풍비박산 나고, 직장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부상자들을 보면서 대책위 활동에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구 중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 2층에 마련된 기억공간에 헌화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구 중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 2층에 마련된 기억공간에 헌화하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당초 이 위원장은 대구지하철참사 백서에 부상자 구술 내용을 담는 지난해 대책위 활동을 접을 생각이었다. 2009년부터 대구 중구 태평로1가에 사비(월세 100만 원)로 사무실을 운영하다보니 경제적 부담도 계속됐고, 2년 전 낙상사고 후 건강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이 아직 대책위 활동에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부상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그는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이 지금이라도 부상자의 건강상태와 소득 수준 등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부상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건강한 사회의 책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부상자들을 위한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2019년 만들어진 부상자 지원 조례에서 정한 지원 기간이 올해까지라 걱정"이라며 "참사 직후부터 20년째 부상자 지원을 주장하고 있지만 시가 항상 뒷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구 중구 태평로1가 부상자대책위 사무실에서 부상자들의 건강상태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보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이동우 대구지하철참사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대구 중구 태평로1가 부상자대책위 사무실에서 부상자들의 건강상태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보고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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