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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포기한 배추 산더미... 올해 농사 차질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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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포기한 배추 산더미... 올해 농사 차질 없을까

입력
2023.02.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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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 괴산에만 버려진 배추밭 50ha
가격폭락에 하얗게 삭은 채 곳곳 방치

충북 괴산군내 한 배추밭이 눈을 맞은 채 방치돼 있다. 배춧값 폭락세에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할 지경이 되자 농민이 수확을 포기한 것이다. 김영환 충북지사 페이스북 캡처

충북 괴산군내 한 배추밭이 눈을 맞은 채 방치돼 있다. 배춧값 폭락세에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할 지경이 되자 농민이 수확을 포기한 것이다. 김영환 충북지사 페이스북 캡처



전국 최대 절임배추 산지인 충북 괴산 들녘 곳곳에 수확하지 않고 버려진 배추가 즐비하다. 방치된 배추가 월동 병해충을 유발하거나 올해 농사에 지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괴산군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배추 가격이 과잉 생산으로 폭락해 포기당 1,000원을 밑돌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했다. 군내 약 10%에 해당하는 50여개 농가가 배추 출하를 못했고, 그 면적은 50ha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밭에 그대로 배추는 한파와 강설을 겪으면서 그대로 얼어붙거나 썩어버렸다.

봄의 길목인 우수(2월 19일)를 앞둔 현재도 지역 곳곳에는 허옇게 말라붙은 배추가 지천이다.

일각에선 자칫 '괴산 절임배추' 명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영농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괴산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무름병 등 병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서둘러 수거해야 하지만, 병원균에 오염되지 않은 배추는 그대로 뒀다가 밭갈이 때 거름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각적으로 좋지는 않지만, 영농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가격폭락을 겪은 배추가 올해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농산물의 경우 전년도 시세에 따라 재배량 증감이 지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괴산군은 "작년엔 전국적으로 김장배추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많았다. 올해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농가에 적정 규모의 재배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는 방치된 배추를 수거해 ‘못난이 김치’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가격 폭락으로 출하를 포기한 배추 농가를 돕기 위해서다. 청주와 괴산 등지서 버려진 배추 1,800톤을 재료로 수거해 김치로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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