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두 번째 공화당 경선 도전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트럼프 외교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가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것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공화당 인사로는 두 번째 공식 출마 선언이다. 공화당 내 다른 '잠룡'들도 몸풀기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고 밝히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이 아닌 푸른색 스웨터를 입고 영상에 등장한 그는 "공화당은 최근 8번의 대선 중 7번을 패배했다.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대선에서 연임에 실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하원의원, 주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선거에서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헤일리 전 대사가 자신의 '무기'로 내세운 건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는 뿌리와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는 "흑인도 백인도 아닌 나는 남들과 달랐지만, 어머니는 항상 차이가 아니라 공통점에 집중하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에서 맞서야 하는 중국·러시아의 공격을 언급하며 "나는 괴롭힘을 참지 않는다. 하이힐을 신은 내 반격은 더 아플 것"이라고 했다. 경선 통과 시 그는 공화당 최초의 여성이자 아시아계 대선 후보가 된다.
당초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면 나는 차기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다 최근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워싱턴)DC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80세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각각 76세, 80세의 고령이다. 이때부터 '헤일리 출마설'도 제기됐는데 이날 현실화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출마 소식에 "행운을 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사석에선 자신이 주유엔 대사로 임명했던 인물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을 냈다고 미 CNN방송은 전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판도 출렁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출마 선언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등도 잠재적인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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