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만화 '슬램덩크'와 25년 만 재개봉한 '타이타닉' 쌍끌이 흥행
두 작품의 공통 키워드는 '향수와 낭만'
1990년대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영화로 돌아오면서 연이은 기록 경신을 알렸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극장판 귀멸의 칼날' 등을 넘어섰으며 일본 애니 2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25년 만에 돌아온 '타이타닉'도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흥미롭게도 두 작품 모두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이면서 국내 영화의 부진 속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는 이미 300만 고지를 넘어 순항 중이다.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일본 영화 국내 흥행 순위 경신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슬램덩크'가 379만 명의 관객 수를 보유한 '너의 이름은.'을 넘어설 수 있을지 영화계의 이목이 한데 모였다.
25년 만에 돌아온 '타이타닉' 역시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재개봉 외화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타이타닉: 25주년'(이하 '타이타닉')은 세계 최고의 유람선 타이타닉호에서 피어난 '잭'과 '로즈'의 운명적인 사랑과 예상치 못한 비극을 그리며 개봉 당시 전 세계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타이타닉'을 새롭게 리마스터링한 영화다.
'타이타닉'은 개봉 첫 주말에 15만 3,004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슬램덩크'의 뒤를 이었다. '슬램덩크'와 '타이타닉'이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기존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3040세대에게 명작으로 기억됐던 '슬램덩크'와 '타이타닉'은 별다른 홍보 프로모션 없이도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최근 Y2K 패션 등 복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명작들의 재개봉이 제대로 흐름을 탔고 이는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기존 마니아 층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관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실 관람객의 만족도가 높아 N차 관람에 대한 수요도 높다. 입소문이 빠르게 나면서 개봉 후 4주차에도 관객 수요가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개봉 당시 1020세대였던 청년층이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게 되면서 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특정 세대 속 인기 몰이가 전 세대층으로 확장되면서 두 작품을 향한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아바타: 물의 길'에 이어 '슬램덩크' '타이타닉'까지 관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극장과 배급사들 모두 웃고 있지만 정작 한국 영화들은 웃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설 연휴 대목을 노렸던 황정민 현빈 주연작 '교섭'과 130억 대의 대작 '유령'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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