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찰풍선 미국 영공 침입' 미중 신경전 지속
바이든, 미확인 비행물체 조사 범정부팀 구성 지시
'블링컨-왕이 뮌헨안보회의 계기 회동' 보도 주목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침입을 두고 미중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역으로 미국 정찰풍선이 중국 영공을 10회 이상 침입했다고 주장했고, 미국은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격추시킨 비행 물체 잔해 수거 작전에 속도를 올리면서 범정부 조사팀도 구성했다. 다만 미중 외교수장 회동도 추진되면서 갈등 수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 상공으로 풍선을 비행시키지 않고 있다. 그것이 절대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NSC 대변인도 “미국 정부가 중국 상공에서 정찰풍선을 운영한다는 (중국)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고공 풍선이 지난해 이후에만 10여 차례나 중국 영공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는 거론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 4일과 10~12일 잇따라 격추한 정찰풍선과 비행체 잔해 수거 작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군 북부사령부는 4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에선 핵심 센서와 전자 부품을 포함한 잔해 상당량과 구조물을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커비 조정관은 “기상 상황 때문에 (나중에) 격추한 3개의 물체에 접근이 안 되고 있다”며 “이들 물체를 회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확인 비행물체 탐지, 분석, 처리 등 광범위한 정책 연구를 위한 범부처 팀을 꾸리라고 지시했다고 커비 조정관이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이 팀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미중 간 공방이 지속되는 와중에 대화 재개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블링컨 장관이 오는 17~19일 독일에서 개최되는 뮌헨안보회의 기간 중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지난 5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정찰풍선 사태로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미중 고위급 대화가 재개되면 정찰풍선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을 정리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미국이 4차례나 비행 물체를 격추하고 중국이 반발하면서 쌓인 앙금이 쉽게 사라지기는 힘들다. 또 반도체 수출통제, 공급망 재편 등으로 경제안보 분야 전반에서 미중 대결이 이어지고 있고, 대만과 남중국해 군사 긴장도 여전해 단기간 내 해빙 국면 돌입은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